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車부품사까지 위기감 번져현대차, 지배구조 개편·GBC 건립 등 굵직한 사안 발목3분기 최악 영업이익 기록...신형 싼타페 흥행은 고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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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국내 완성차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위기감이 커졌다. 연초부터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부품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았다. 이에 따라 판매는 곤두박질 쳤으며, 다양한 제품군을 갖췄음에도 내수 3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줬다.

    현대차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등 주요 추진사업이 발목을 잡히는 어려움을 겪었다. 3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을 과하게 반영하며,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출시한 신형 싼타페가 연간 판매 1만5000대를 넘긴 것은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싼타페의 인기가 연말 출시한 팰리세이드에도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18년은 호재보다 악재가 훨씬 많았던 암흑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 한해 자동차업계를 휩쓴 이슈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노사갈등이 격화되면서, 지난 4월 임단협 문제로 법정관리 수순까지 가기도 했다.

    노사 양측이 극적으로 잠정합의를 이뤄냈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은 컸다. 잇따른 구설수에 고객들이 한국지엠 제품을 외면한 것. 한국지엠은 올해 11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31.2% 감소한 8만2889대를 팔며, 내수 3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줬다.

    현대자동차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GBC 건립 등이 표류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하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엘리엇을 포함한 ISS, 글라스루이스 등 해외 의결 자문사들이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결국 철회하기 이르렀다.

    정의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직에 오르면서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3분기 예상치 못한 영업이익 급감에 우선 실적 회복부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2889억원에 그쳤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던 2012년 2분기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연내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 예상했던 GBC 건립도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사에서 번번히 보류되며,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다행히 정부의 태도 변화로 지난 19일 실무회의를 통과했다.

    비록 3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내수판매는 괜찮은 편이다. 특히 지난 2월 출시한 신형 싼타페의 대성공은 내년 현대차 실적 회복을 기대하게 만드는 주 요인이다.

    현대차는 올 11월까지 내수에서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한 65만6243대를 팔았다. 이 중 신형 싼타페 판매량은 9만8559대로, 현대차 전체 모델 가운데 그랜저(10만2682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기아차 내수 판매 또한 K시리즈의 고룬 활약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48만9500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내수 10만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현대·기아차에 이어 내수판매 3위 자리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르노삼성은 올 한해 마스터를 제외하고 별다른 신차를 내놓지 못하면서 11월까지 내수에서 지난해 대비 12.2% 줄은 7만956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 ▲ BMW 화재 사태에 사과하는 김효준 회장ⓒ뉴데일리
    ▲ BMW 화재 사태에 사과하는 김효준 회장ⓒ뉴데일리
    수입차업계에서는 BMW 화재사태가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7월 BMW 대표 모델 520d 화재사건이 발생하면서 연이은 화재사고로 인해 대규모 리콜사태까지 이어졌다.

    BMW코리아는 520d 화재와 관련해 부품 결함을 시인하고 10만대 이상 대규모 리콜을 자발적으로 실시했다. 당초 BMW는 화재의 원인이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콜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또 다른 화재 원인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까지도 민관합동조사단은 BMW 화재원인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부터 시작된 리콜은 현재 90% 수준까지 완료됐다. BMW는 연말까지 리콜을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화재사고 여파로 올해 BWM코리아 판매는 전년대비 10% 가까이 떨어졌다. 점유율도 3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수입차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올해 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최초로 7만대 판매를 눈 앞에 두고 있다. 1~11월 벤츠코리아 판매는 6만4325대로 7만대 고지까지 약 5600대 가량 남은 상황이다.

    12월 뉴 C클래스 라인업 중 C220d 아방가르드가 첫 출시되면서 신차효과와 더불어 CLS와 E 300 판매가 받쳐주면서 7만대 판매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업계 최초로 7만대 판매는 물론 3년 연속 수입차 1위의 영예를 안게 되는 것이다.

    올해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약진도 눈에 띈다. 2년 전 디젤게이트로 판매를 중단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 4월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지난 9월의 경우 벤츠와 BMW 물량 적체현상과 아우디폭스바겐 할인효과 등이 맞물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나란히 수입차 판매순위 1, 2위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올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점유율은 11%를 달성했다. 1분기 판매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BMW 악재에도 불구하고 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 선전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11월 누적 기준 국내 수입차 판매는 24만255대로 전년대비 13% 가량 증가했다. 연말 할인 공세 등으로 판매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12월 판매까지 감안하면 올해 수입차 판매는 2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87년 수입자동차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밖에도 토요타코리아가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전년대비 42% 이상 성장했으며, 볼보 또한 판매량이 전년대비 2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