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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울며 겨자먹기'… 불황 속 주택공급 '골머리'

내년 분양물량, 올 공급 지연 영향 최근 5년 평균 웃돌아건설사, 미분양 우려 불구 공급 나서… "내후년 더 악화될까 걱정"

입력 2018-12-27 00:39 | 수정 2018-12-27 06:35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내년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된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내후년부터는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분양을 미룰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주택상품 특성상 공급시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수요자의 심리적 마지노선도 작용하고 있어 최대한 빨리 공급하는게 최선이죠." (대형건설 A사 관계자)   

건설사들의 분양 행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잇단 규제로 부동산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 수립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7개 건설사의 내년 공급물량은 총 38만6741가구에 달한다. 이는 2014년부터 최근 5년간 평균 분양실적 31만5602가구보다 22.5% 많은 수치다. 올해 분양실적 22만2729가구와 비교하면 73.6% 많다. 최근 주택경기 침체 전망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분양물량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올해 이월된 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신규 분양시장은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여전히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올해는 9·13부동산대책, 청약제도 변경,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조율 등으로 분양이 미뤄지는 경우가 잦아 내년으로 이월된 물량이 많다"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신규 분양시장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주택경기 불황을 감지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도 장담하지 못해 경기가 호전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10년 전 주택경기 불황 당시에도 미분양이 예상됐지만, 향후 시장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급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내년 공급계획은 예년보다 많이 잡혔지만 정부의 규제가 지속된다면 올해와 같이 분양실적은 당초 계획에 비해 반토막 날 것"이라고 토로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서울과 수도권은 비교적 신규 분양시장이 활발하지만 최근 청약경쟁률이 떨어지고 있어 확신할 수 없다"며 "건설사들이 내놓은 분양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분양의 가장 큰 걸림돌로 대출규제를 꼽고 있다. 자금 조달이 제한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수요가 억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외 지역이라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다. 또 최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되면서 그간 DTI·LTV 규제를 받지 않던 지방의 대출 문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DSR은 연간 갚아야 하는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합계를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소득에 따라 대출 금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DSR이 강화되면 비규제지역이라도 주택담보대출이 LTV 70% 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주택 수요자의 자금줄이 막히게 된다. 

지방은 10월 미분양이 5만3823가구로, 지난해 10월 4만5831가구보다 17.4%(7992가구) 증가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국 미분양 6만502가구의 89.0%에 달한다. 정부의 수요 억제책으로 양극화 현상만 심화된 것이다. 이에 지방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한숨만 토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투자 메리트라도 남아있지만 지방은 미분양이 넘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대출규제까지 더해져 소비자를 옥죄고 있다"며 "강남 일부 집값을 잡겠다고 규제를 강화하는 사이 지방은 죽어나는 처지"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규제 강화보다 도심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수도권의 주택 인허가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10월 전국 인허가 실적은 3만5879가구로, 지난해 10월 4만7309가구보다 24.2% 줄었다. 이 중 수도권 인허가 실적은 30.6% 감소한 1만8858가구에 그쳤다.

대형건설 D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어느 정도 잡힌 상황인 만큼 원활한 공급이 이뤄져야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허가가 반려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명확한 이유 없는 인허가 연기로 경영계획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시장 전문가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전국 주택매매가격 하락 전망은 70.5%에 달했다.

KB경영연구소는 "최근 들어 주택시장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약시장 규제, 분양원가 공개 등 지속적인 시장안정화 대책이 제기되고 있다"며 "안정화될 것 같았던 주택시장의 가격급등을 경험한 만큼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도 기존 규제 강화기조가 변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진 기자 lsj@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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