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영향으로 기존 물가 전망치 하락 예상 "중앙은행 역할 커져…경기 상황 안 좋다는 뜻"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본점 기자실에서 열린 신년다과회에서 "올해 통화정책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연준의 최근 스탠스가 덜 매파적인 쪽으로 이동했다"며 "통화정책에 있어 국내 경기도 중요하지만 미국 연준의 방향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그 어느 해보다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올해는 더욱 연준의 통화정책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시장안정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물가 측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1.7%로 낮췄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최근 큰 변화가 나타났다"며 "기존 전망치 1.7%보다도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전망에서 국제유가를 60~70달러대로 봤는데, 현재는 40달러대로 떨어지다보니 물가가 생각보다 더 낮아졌다"며 "오는 7월 물가안정목표 설명회를 통해 물가가 낮아진 이유에 관해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대내외 경기여건에 대해서는 무거움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경제가 안 좋으면 마음도 무거운데, 올해 내내 고민이 많을 것 같다"며 "대외 여건이 워낙 중요한 시기지만 우호적인 게 별로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원래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해야 안정적인데, 중앙은행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는 건 상황이 그만큼 나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해서는 현재 한은이 추계한 연 2.8%~2.9%가 그대로 갈지 수정될지 예단할 수 없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올해 경제전망치가 2.7%인데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인식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올해 경기와 물가 흐름 등 국내경제 상황과 거시경제,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