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IMO 2020'서 수요 증가 기대화학, 에틸렌 가격·中 수요회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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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곡선을 탄 정유·화확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 미·중 무역분쟁 심화, 설비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올해 업황도 불투명한 상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정유·화학업계의 국내 수요 둔화를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정유 업황은 약세 조정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신규 정유설비 증설이 많아 이익률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석유화학 업황은 바닥찾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ECC 신규증설과 수요 약세로 이익률 둔화세는 올해 중반에 고비에 이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실제 정유업계는 지난해 3분기까지 고유가로 인해 호실적을 기록하다가 4분기 들어 급락한 국제유가로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4일 배럴당 84.44달러로 연간 최고가를 기록했던 두바이유는 두 달 여만에 배럴당 49.52달러로 연간 최저가로 추락했다. 

    이는 두 달 여만에 41.4%가 하락한 것으로 정유업계의 수천억원대 재고평가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정유 제품 수요는 둔화하나 설비 증대로 초과 공급을 우려했다.

    고유가로 자동차 주행 감소,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체감 유가 상승으로 수요는 둔화하지만 초과 공급 여파로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은 8월 고점 이후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80% 초반 수준으로 미국, 유럽 대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인 'IMO 2020' 발효 등의 정유 수혜 기대감도 일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IMO 2020에 따른 등·경유 수요 증가와 가격 강세로 정제마진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 운송 및 석유화학용 정유 수요 둔화, 수출 정체로 1~9월 수요는 0.9% 증가에 그쳤지만 올해 하반기 IMO 2020 시행에 대비하기 위한 저유황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도화(탈황) 설비 구축을 통해 저유황유 공급이 가능한 국내 정유사 중심으로 수급 개선이 점쳐진다.

    석유화학업계도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황이 급속도로 침체하고 있다. 올해에는 주요제품의 공급과잉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며 호황을 이끌어온 에틸렌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톤당 1386달러였던 에틸렌 가격은 같은 해 12월 800달러대를 보이며 30% 넘게 하락했다.

    미국 ECC 기반 에틸렌계 제품의 경우 운송비를 포함하더라도 아시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져 한국 및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의 위협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글로벌 수입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화학 수요회복에는 중국 소비 반등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며 "중국이 소비부양책을 추가로 집행할 여력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10월 소득세 감세로 구매력 개선도 가능해지는 등 수요가 제한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반사이익,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인프라투자 확대로 중국 화학제품 수입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대중국 수출 회복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석유화학 출하량은 전년 대비 3% 내외 증가, 설비 가동률은 95~96%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