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거래일째 주가 하락, 외국인 순매도·공매도 급증 등이 원인지난해 테마섹의 대규모 지분 매도, 금감원 분식 의혹 감리 겹쳐지난 4분기 실적 컨센서스 하회 전망… 올해 직판체제 전환 때문
  • ▲ 셀트리온헬스케어 CI ⓒ셀트리온헬스케어
    ▲ 셀트리온헬스케어 CI ⓒ셀트리온헬스케어

    최근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7만원대가 깨지고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공매도, 테마섹 지분 감소 등 악재가 많은데다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6만 3800원으로 5거래일째 하락을 지속했다. 지난 한주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전주 대비 5.6% 하락했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종 평균 주가가 0.7% 떨어진 데 비해 하락폭이 8배 큰 셈이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7만원선에서 6만원선으로 주저앉았다. 지난 15일 주가가 6만 9100원으로 7만원대가 무너진 이후 17일에는 전일 대비 3.77%(2500원) 하락한 6만 3800원으로 마감하면서 3일째 6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가 급증한 탓이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13만 9882주 순매도한 데 이어 16일에는 55만 1354주를 팔아치웠다. 기관은 지난 16일까지 4거래일째 10여 만주씩 순매도를 지속했다.

    공매도도 늘고 있다. 연초부터 10만주선에 머물렀던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 15일 35만 3157주, 16일 59만 9845주로 급증했다. 거래대금도 100억대에서 246억 4693만원, 400억 5419만원대로 불었다.

    테마섹이 지난해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을 잇따라 처분하는 점도 불안요소다.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지난해 3월, 10월 각각 224만주, 362만 5000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하고, 지난달 6일에는 152만여 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해에만 총 3차례에 걸쳐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매도해 총 4390억원 가량의 투자자금을 회수한 것이다.

    테마섹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잇단 매도는 시세 차익 실현 목적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테마섹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현재 1100만주로, 지분율은 상장 당시 12.67%에서 9.41%로 낮아진 상태다.

    테마섹은 지난 2011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처음으로 투자해 3대 주주로 오른 이후 오랜 기간 든든한 우군으로 뒷받침해왔던 만큼,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선 불안감도 일었다. 때마침 테마섹의 매도 이후인 지난달 11일 금융감독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회계 의혹 감리에 착수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글로벌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 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테마섹의 주식 매도는) 글로벌 추세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상반기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은 사상 최악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2% 감소한 224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7% 감소한 128억원 규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9% 감소한 75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나 감소한 565억원 규모로 내다봤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연간 매출액 중 4분기 매출액이 절반 가량 차지한다. 따라서 4분기 실적이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SK증권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컨센서스보다 하회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연간 실적 전망 추정치를 대폭 낮췄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기존 1조 3746억원에서 916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751억원에서 891억원으로 각각 33.33%, 67.61%씩 낮췄다.

    이처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올해 직판체제로 전환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시장 초기 진출 당시 현지 유통 파트너사들과 맺은 불리한 계약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직판체제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의 유통사와 재계약을 진행하면서 불리한 계약을 조정해주지 않을 경우, 해당 국가에는 직접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 직판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현지법인 설립, 신규 현지 채용인원 등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올 상반기까지는 비용 증가로 인해 실적 개선세를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직판체제로의 전환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입장에서는 향후 이익률 개선과 사업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