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위스키 시장… 임페리얼 ‘매각설’위스키업계… 저도주 출시·수입맥주로 돌파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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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대명사 페르노리카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매각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페르노리카는 공식적으로 매각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업계는 위스키 시장 자체가 침체기를 겪으며 여러 가지 대안을 찾으려고 매각·인수 등의 해법을 찾고 있다고 내다봤다.22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일각에선 모회사인 페르노리카SA가 최근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지분 100%)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매각가는 600억~80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페르노리카 국내 법인은 진출 이후부터 줄곧 수입 브랜드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와 임페리얼의 생산·판매를 맡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두 회사로 나뉘어 있어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하지만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페르노리카 관계자는 “당사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회사 측의 부인에도 매각설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건 임페리얼법인이 처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난 7년간 매출이 감소하는 등 수익난을 겪고 있다. 국내 위스키 소비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실제로 2000억원이 넘던 연매출은 지난 2017년(6월 결산)을 기점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820억원 매출에 그치면서 2006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00억~400억원대이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49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35억원의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실제로 위스키 시장도 10년째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9L·500mL 18병 기준)로 전년보다 6.2% 줄었다. 사상 최고 기록이던 2008년(284만1155상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유흥주점에서 주로 이뤄지던 국내 위스키 소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크게 꺾인 뒤 부정청탁금지법, 주 52시간제 시행, 고도주 기피 현상 영향 등으로 회복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위스키업계는 맥주 등 다른 주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전략을 확산할 전망이다. 침체하는 위스키 시장과 달리 수입 맥주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11월까지 2억8734만 달러어치가 수입돼 2015년에 비해 약 두 배 늘었다. 수입 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2013년 4.9%에서 2017년 16.7%까지 올랐다. 수입맥주 시장은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가격 할인 프로모션, ‘혼술’ 열풍 등에 힘입어 올해도 성장이 예고돼 있다.흑맥주 ‘기네스’와 아이리시 크림 에일 ‘킬케니’, 올몰트 맥주 ‘하프’ 등을 선보여온 디아지오는 더블 홉 크래프트 라거 맥주 ‘홉하우스 13’으로 맥주 라인업을 강화했다. 맥주 신제품 출시는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브랜드명에 맞춰 13일부터 서울 주요 지역 13개 펍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 채널을 겨냥한 캔 제품도 상반기 중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수입맥주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며 “맥주 라인업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지난해 칼스버그 맥주의 공식 수입사가 된 골든블루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수입맥주 ‘톱5’에 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맥주 중심의 영업조직을 지난해 확대 개편했고, 전담 신규 인력도 확충했다”며 “올해 수입맥주 브랜드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여기에 위스키업계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 위스키 판매에 팔을 걷어 부쳤다. 이미 저도주 제품을 내놓고 골든블루를 추격 중인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 등 글로벌 업체를 포함하면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둘러싼 점유율 공방전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도주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50.4%를 차지하면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대반전의 계기가 없는 한 40도 위스키 시장이 더 축소될 것임을 감안한다면 유망 시장을 에워싼 한판 싸움은 더 불을 뿜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