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등 SNS서 소비자 자발적 인증샷 화제B급 정서 담긴 마케팅으로 밀레니엄 세대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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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병재 얼굴이 새겨진 카드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소위 '인싸템(Insider item의 준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명 '병카'로 불리는 '유병재카드'는 방송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 얼굴을 카드 전면부에 인쇄한 카드다.
유병재 얼굴이 인쇄된 면을 활용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젊은층에서 인기다. 인스타그램에 '#유병재카드'를 검색하면 1700건이 넘는 인증샷이 등장한다.이 카드는 하나금융그룹과 SKT의 합작사인 핀테크 기업 '핀크'에서 지난 11월 출시한 다계좌 연동이 가능한 선불형 체크카드다.뉴데일리경제는 최근 핀크 본사에서 핀테크와 신용카드사가 협업한 최초의 카드 상품을 만든 안성수 플랫폼 사업팀 팀장과 한정판 유병재 핀크카드를 기획한 오효택 제휴마케팅팀 매니저를 만났다.핀크카드 중 유병재와 협업한 '유병재카드'는 지난 12월부터 4만장을 한정으로 출시했다. 현재까지 3만8000여 장이 발급돼 곧 완판될 전망이다.안성수 팀장은 "기획 단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고객 반응이 더 뜨겁다"며 "10대와 20대가 전체 발급자의 약 87%를 차지할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있으며 특히 20대 여성들의 발급 비중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이어 "팔로워가 많은 인스타그래머가 본인을 스스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핀크 카드를 활용하면서 자연스러운 바이럴이 가능했다"며 "유병재 한정판 카드는 곧 소진될 예정이지만 대기 수요를 위해 만장 정도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한정판으로 나온 유병재카드는 ‘긁을 때면 난 울어’와 ‘넌 감자칩 난 IC칩’ 카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결제시 유병재 카드를 단말기에 꽂으면 울먹이는 것 같은 유병재의 얼굴을 볼 수 있고 IC칩은 유병재의 트레이드 마크인 '황니'를 떠올리게 해 웃음을 준다.
오효택 매니저는 "카드 발급을 독려하기 위해 워너원이나 방탄소년단 같은 인기 아이돌과 협업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카드가 소장용으로 용도가 바뀔 수가 있다"며 "유병재카드는 오히려 단말기에 꽂았을 때 더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유병재 카드는 결제를 할 때 점원도 웃고 카드 사용자도 웃을 수 있는 카드로 사용자들은 '점원 반응 보고 싶어서 더 내밀게 된다', ‘우주 최초 결제 시 용기를 내야 하는 카드’ 등 평하며 B급 코드를 즐긴다.안 팀장은 "핀크카드는 법적으로는 선불카드지만 기획은 체크카드처럼 개발했다. 시중 체크카드 월 이용률이 약 27~28% 정도 되는데, 핀크카드의 경우 45% 정도로 높은 사용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증용으로만 발급받는 게 아닌 실제 사용까지 이어지는 카드"라고 말했다. -
'핀크카드'는 회사 내에서 기획, 개발부터 금융당국의 승인, 출시 등 일련의 과정이 총 2년 반이 걸린 카드로 기존 금융이 갖고 있는 올드한 이미지를 바꾸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오 매니저는 "카드 전면부에 확대한 얼굴을 제품 디자인으로 활용하려면 트레이드마크가 얼굴에 있어야 한다"며 "유병재씨는 노란 머리와 수염 등 확실한 트레이드마크를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기존 카드와 다른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어 유병재 씨와 협업해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핀크는 지난 2017년 첫 서비스 론칭 당시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한 가상계좌로 구성된 핀크계좌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당시 약 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전화번호 앞자리와 뒷자리를 더한 금액을 계좌로 입금해주는 '내 전화번호는 얼마니?'를 진행했다. 현재 가입자 수는 189만 명을 넘어섰다.
안 팀장은 "핀크카드는 누구나 쉽고 어디서든지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며 "유병재카드도 대량판매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확실한 취향을 가진 타깃을 끌어오자는 전략으로 시작했다"며 "니치 마케팅으로 시작했지만 친구들끼리 단체로 같이 찍은 인증샷도 등장하는 등 10만, 20만장도 발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오 매니저는 "앞으로 기능은 동일하지만 카드의 콘셉트를 다르게 진행해 시즌 2, 시즌 3 등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안 팀장은 "2030이 의외로 금융에 문외한인 분들이 많다"며 "그런 고객에게 AI영역을 진화시켜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춰 자산관리 영역을 다룰 수 있는 프라이빗 뱅킹을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챗봇이나 그래프를 통해서 자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런 사업 모두 데이터와 AI 간 융합 발전을 추구하는 사업으로 정부에서 진행 예정인 마이데이터 사업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집중시킨 후 패턴을 분석해 신용등급 관리, 금융상품 추천 등을 서비스하는 신산업이다.
안 팀장은 "핀크카드는 핀테크 사업자와 카드사의 최초 협업 사례로, 개인별로 가맹점을 다 제휴해야 하는 비용적 시간적 한계를 극복한 의미 있는 카드"라며 "핀크카드는 체크카드이기 때문에 소득공제율이 높아 현재는 핀크카드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매니저는 "핀크에 로그인만 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돈이 많은 사람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금융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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