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입 허용 적극 추진인터넷은행특례법·보험사 설립 허용 등 법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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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올해 금융산업의 경쟁촉진정책을 확대하면서 뜨거운 경쟁이 예고된다.

    특히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입 허용에 중점을 둬 틀에 박힌 금융회사의 경쟁구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금융업권 내 경쟁 유도와 함께 진입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촉진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금융혁신 관련 법률을 정비, 법적 기반 마련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의 금융산업은 각종 규제 보호 안에서 제한된 금융회사만 참여하는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신규 참여자가 기존 금융회사와의 경쟁 또는 보완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기존 금융회사의 경쟁 관행을 깨기 위한 주요 정부정책 중 하나로는 은산분리 완화 내용을 포함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다. 

    지난달 발효된 인터넷은행특례법은 ICT기업의 인터넷은행 지분을 기존 4%(은산분리 규제)에서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업계에서는 법 개정으로 인터넷은행의 유상증자 문제 해소와 함께 ICT기업의 추가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인터넷은행을 이용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총여신과 총수신은 각각 0.48%, 0.77%에 불과, 향후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법 시행으로 웃음꽃을 핀 곳은 케이뱅크다. 부족한 자본금 탓에 대출 판매 중단을 반복했던 서러움을 털어내고 최근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자본금을 1조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특례법으로 ICT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올해 중금리대출 확대와 더불어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상품을 지속 선보이며 금융·ICT 융합 분야의 혁신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특례법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 설립이 허용된 것도 기존 금융회사의 경쟁 구도를 바꿀 카드로 꼽힌다.

    소액단기보험사, 온라인전문보험사, 특화보험사 등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 설립 허용으로 종합금융회사에서 제공하지 않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손잡은 인터넷전문보험사 '인핏손해보험(가칭)'의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했다. 인핏손보는 6개월 내 본인가를 신청한 후 올해 안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다른 주요 정부정책으로는 해외송금 업무 및 자산정산 금융기관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은행의 독점적 경쟁 우위를 약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이 업무들을 증권사와 카드사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또한 외화송금업자 및 단위 농협의 해외송금 한도도 상향 조정한다. 

    이외에 정부정책에는 한국판 규제 샌드박스인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신용정보법, 금융투자업 진입규제 완화 등이 있다. 데이터 기반의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전자금융법 개정도 추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금융산업 경쟁 촉진이 기존 금융회사 경쟁구도의 점진적 변화와 효율성 제고에 더해 금융소비자 편익이 향상되는 결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권에 신규 참여자가 많아지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확산되면 각종 수수료 및 금리 하락,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 개발 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규모 금융회사 증가에 따른 폐업과 불완전 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신규 소규모 금융회사 증가에 따른 신뢰 저하 문제를 방지할 소비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신규 진입자 간 경쟁으로 도태되는 금융회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허가 심사에 신중해야 하고, 기존 금융회사의 사업영역과 차별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