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법 개정' 다시 숨고르기… 전속고발권 등 수정법안 만지작

39년만의 공정법 전부 개정안 국회 통과가 난관에 봉착했다. 공정법 특위가 지난해 3월부터 개정에 나서 공청회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1월 말 국회에 제출됐지만 심의작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특히 2월 임시국회 파행으로 법 개정 착수후 1년이 넘도록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공정위는 올 초 역점과제로 경제민주화 법안의 입법성과 구현에 집중해 왔다.

김상조 위원장 역시 “공정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돼 통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 등으로 쉽지 않겠지만 한 번 더 찾아가 의견을 설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국회논의 지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재계 등 이해관계자나 국회에서 우려하는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시행령 등 하위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삼았지만 국회 공전으로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정법 전부 개정안 작업이 정쟁에 묻혀 자칫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할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1일 열린 당정협의에서도 공정경제에 관한 입법적·제도적 활동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올 6월까지로 사실상 장기과제로 전환될 조짐이다.

공정법 개정안은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 폐지를 통해 법개정 이전 이뤄진 담합행위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원칙 금지하되 상장 계열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합산 15% 한도내에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에 대해 계열회사 주식거래 및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에 대해 이사회 의결 및 공시의무 부과 규정과 신규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자·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강화돼 상장회사는 20%→30%로, 비상장회사는 40%→50%로 상향 조정된다.

이외에 사익편취 규제대상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현행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에서 20%로 일원화되며 해당 회사가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개정안에 대해 재계는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와 일감몰아주기 근절 일환으로 추진되는 지주회사 및 사익편취 규제 강화 조항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소송 남발 방지, 형사처벌 대상 최소화, 공정위와 검찰의 기업 중복 수사 자제 등 안전장치 마련을 제시한 가운데, 사실상 전속고발권 폐지안의 재정비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과 관련, 재계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국회 법안심의 지연으로 차선책으로 수정법안 마련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