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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노후 비행기 해체에 나선다. 항공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감가상각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기령 25년의 여객기 1대에 대해 해체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가 노후 비행기를 해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자체 구매하거나 리스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리스의 경우 일정기간 사용 후 반납하거나 구매한다. 처음부터 구매했을 경우에는 일정기간 사용 후 재매각하거나 다른 항공사에 임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사용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8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매 항공기가 32대, 리스(임차) 항공기가 50대이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노후 항공기가 19대(여객기 9대, 화물기 10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다.
여객기 중에서는 B767의 기령(비행기 나이)이 25년으로 가장 많다. 화물기 중에는 B747 2대의 기령이 27년에 이른다.
국토부 규제 및 정책에 따라 여객기는 기령 25년, 화물기는 30년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번에 여객기 B767 처분을 결정하게 됐고, 해당 여객기는 현재 운항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매각이 여의치 않자 해체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후화된 항공기는 국내를 비롯한 해외 항공사에서도 안전 등을 이유로 구매나 임차를 꺼려해서다.
즉, 아시아나항공은 해체를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을 회수하고, 고철값이라도 건져 감가상각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두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체 인력을 투입해 해체를 할지, 국내 전문 정비업체에 맡길지에 대해 경제성을 놓고 고민 중이다. 자체 인력으로 할 경우에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정비업체에 맡길 경우에는 경쟁입찰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노후화된 B767이 팔리지 않기 때문에 해제를 통해서 일부 부품을 재활용할 계획”이라며 “항공안전을 최우선으로 해당 내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후 비행기를 해체하는 것은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처음이다”며 “향후에도 노후 비행기를 지금처럼 해체할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달 국적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중 기령이 20년이 넘은 항공기(경년기)에 대해 올해부터 정보공개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국적 항공사 9곳이 보유한 항공기 398대 중 기령 20년 이상의 노후 항공기는 41대(10,3%)이다. 아시아나항공 19대, 대한항공 15대, 이스타항공 3대, 티웨이항공 1대, 에어인천 3대 등이다.
대한항공은 18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훈련기를 제외하고 A330 1대, B777 2대의 기령이 22년으로 가장 많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에서 아직까지 노후 항공기를 해체한 경우는 없다”며 “노후 항공기 처리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식이나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