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3월 임기 끝… 연임 여부 촉각현대글로비스서 벌크선 사업 확장 주도SK해운 벌크섭 사업부 인수 진두지휘 기대인수 후 사업 다각화→안정적 성장토대 마련
  • ▲ 김경배 대표. ⓒHMM
    ▲ 김경배 대표. ⓒHMM
    김경배 HMM 대표 임기 만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연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HMM가 현재 SK해운의 벌크선 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김 대표가 벌크선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해당 인수건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평가돼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김경배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HMM 수장에 올라 2년 임기를 수행한 후 지난해 3월 1년 연임에 성공, 오는 3월 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3연임에 성공한다면 2016년 채권단 체재 돌입 이후 CEO 가운데선 최장 임기 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 대표 체제의 HMM은 코로나19와 홍해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해상운임 강세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매출은 2020년 6조4133억원 규모에서 2021년 13조7941억원, 2022년 18조5828억원 등 늘었고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 이후인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8조4010억원, 2024년 11조700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외형 확장을 지속했다.

    2020년 9808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 또한 2021년 7조3775억원, 2022년 9조9516억원으로 급증하며 2021년과 2022년에는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023년 영업이익은 해상운임 정상화로 5848억원까지 내려왔지만 2024년 3조5128억원을 달성, 3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 사이 HMM의 현금자산도 급증했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2019년 6578억원 규모에서 2020년 1조1461억원, 2021년 6조4615억원, 2022년 11조9456억원, 2023년 11조7568억원 등 늘었고 2024년 14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향후 해운업황 불황을 대비한 투자 실탄을 든든히 확보한 셈이다.

    김 대표는 선대 확대와 친환경 투자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물류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재무 안정화, 디지털 혁신 등 크게 네 축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전략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의 지난 3년 경영성과는 ‘합격점’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최근 HMM의 SM해운 벌크선 사업 인수도 중장기 투자전략의 일환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의 일부 자산 및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해 절차가 진행 중이다.

    HMM은 SK해운의 탱커선, LPG(액화석유가스)선, 벌크선 사업부 등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내달 중순까지 진행한 후 최종 계약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2014년 현대상선 시절 LNG 사업부(현 현대 LNG 해운) 매각 당시 맺은 겸업 금지 조항에 따라 LNG 부문은 인수 검토 대상에서 빠졌다.

    HMM이 SK해운 인수에 나선 것은 85%에 달하는 컨테이너 사업 비중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탱커선 등 벌크 사업은 화주와 장기 계약을 맺는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벌크선 사업 비중을 키워 시장 상황에 따라 운임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분산, 균형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벌크선 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철강·설비·건설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고, 2018년에는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위아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김 대표는 특히 현대글로비스에서 기존의 자동차 물류 중심 사업을 넘어 벌크선과 탱커선으로의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벌크선은 주로 철광석, 석탄, 곡물 등 대량 원자재를 운송하는 선박이다. 2010년대 중반 현대글로비스는 벌크선 운송을 통해 현대제철 등 계열사의 원자재 운송을 지원하며 효율성을 높였다.

    SK해운의 전체 몸값이 3조~4조원대로, HMM이 보유한 현금에 비춰볼 때 인수 여력은 충분히 갖췄다. LNG선 사업부 등을 제외한 분리 매각 시 SK해운의 몸값은 2조원 안팎(부채 제외 기준)으로 거론된다.

    한편 SK해운 인수로 HMM 몸집이 커져 새 주인 찾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HMM은 산업은행(33.73%)과 해양진흥공사(33.32%)이 대주주로, 민영화를 최대 과제로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