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북한 설계안내도서 도착… 남북 차이점 찾아낼 것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채용은 현실적 무리
  • ▲ 지난해 12월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손잡은 4명 중 맨왼쪽).ⓒ뉴시스
    ▲ 지난해 12월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손잡은 4명 중 맨왼쪽).ⓒ뉴시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올해 대북 제재와 무관한 선에서 개성~평양 고속도로 기본 설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화물차 과속운전을 막고자 올해 자체 예산 50억원을 들여 구간단속 시설을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인 2022년까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지역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사장은 5일 세종 시내 모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남북 도로 연결 사업과 관련해 "지난주 북한에서 고속도로 설계 안내도서가 왔다. (남북 간) 설계 지침의 차이점을 찾아낼 것"이라며 "개성~평양 고속도로는 2007년 기본자료를 많이 확보하고 지난해 말 남북 공동조사단이 현지 조사도 벌여 자료가 충분하다.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이 설계"라고 밝혔다. 이어 "또 중요한 게 실측 지도로, 오는 6월 국토지리원에서 실측할 계획"이라며 "지금 단계에선 기본 설계 정도만 할 것이다. 대북 제재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외교부 통해 미국 양해를 받기 전 사전 준비작업을 해놓는 거다"라고 부연했다.

    이 사장은 "북한에서 설계를 주장한다"고도 했다. 북한이 남북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고 싶어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동해안선의 경우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12월26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전에 2박3일간 현지답사 정도로 했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해안선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대상에서 빠진 것을 아쉬워했다. 이 사장은 "동해안선이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되길 기대했다"며 "(예타가 면제되지 않으면) 통행량이 적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올해 자체 예산 50억원을 들여 고속도로에 과속 구간단속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과속이 고속도로 사망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라며 "단속이 중요하다. 화물차는 어디에서 단속하는지 다 알기 때문에 구간단속을 늘려야 긴장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경찰에서 설치해야 하지만, 돈이 없다고 해 도공 예산으로 50억원을 편성해 더 설치하려고 한다"면서 "그랬더니 경찰이 이번엔 운영비가 없다고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사장은 특히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3분의 2는 졸음운전이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주단속이 아닌 졸음단속을 해야 할 정도"라며 "화물차 기사가 문제다. 산업 구조적으로 과적, 과속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통행료 감면도 해주지만, 덜 막히니 연료비를 아끼려고 야간운행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졸음쉼터, 휴게소도 만들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데 운전자 태도가 중요하다"며 "가끔 환기하는 등의 습관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사장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해선 정부 목표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도공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뽑을 수 있다. 경북·영남·대구·계명대 등 학교가 많다. 자원도 괜찮아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산과 분리돼 있어 (뽑을 수 있는) 여건이 나쁘다"면서 "올해 목표가 22%인데 2022년 30%까지 올리는 것은 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공공기관으로선 인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비율을 맞추려고 채용인력의 질적인 부분을 간과할 순 없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고등학교를 지역에서 나온 경우도 지역인재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지방대학 육성 차원에서 하자는 일이지만, 합리적으로 토론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