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장벽에 日 진출 속도앱마켓 5위권 진입시 일매출 10억 기대한국형 MMORPG 수요 급증… 로컬라이징 작업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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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형 3사를 비롯해 중견게임사까지 현지 시장의 급성장세에 발맞춰 신작 및 인기작 출시를 통해 수익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과 관련한 기대감이 다시금 낮아지면서 이 같은 행보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시장(6조2102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한국이 9.5%의 점유율로 4위에 자리한 데 반해 일본은 16.4%의 점유율로 중국(20.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현지에서 PC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모바일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국내 게임업계의 관심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국내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현지 진출에 따라 한국형 MMORPG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면서 해외 매출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더욱이 올 초 판호 발급 재개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달리 외자판호 승인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주요 공략지로 떠오른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경우 콘솔 게임과 모바일 캐쥬얼 장르의 선호도가 높아 MMORPG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게임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다만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며 한국형 MMORPG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왔고, 국내 게임사도 철저한 로컬라이징(현지화) 작업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지난 12일 열린 '넥슨 스페셜 데이'에서 '메이플스토리M'의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넥슨은 지난 2016년 모바일 RPG 'HIT'를 일본 시장에 출시,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후 '오버히트', '액스', '다크어벤져3(현지 서비스명 '다크니스 라이지즈')' 등 주요 타이틀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을 일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2017년 대만 출시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서비스로, 지난달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출시 이후 국내와 대만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일본 시장에서의 흥행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26일 자사 인기작 '검은사막 모바일'을 일본 시장에 선보인 이후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5위(12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흥행 순항 중이다. 출시 전부터 현지 이용자 공략을 위해 유명 성우를 기용하고, 공식 홍보 모델을 활용한 TV 광고 등을 선보이면서 150만명의 사전예약자 수를 기록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앱마켓)매출 5위권 내 진입 시 일매출 10억원 이상, 매출 5~10위권에서는 5~10억원의 일매출이 발생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검은사막 모바일의 일본 일매출은 현재 1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게임빌 역시 지난해 10월 모바일 MMORPG '탈리온'을 일본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이후 흥행에 성공하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1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8억원으로 적자폭이 89% 감소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본 지역 출시 후 월 최고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해외 매출(276억원)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모바일 MMORPG '이카루스M'을 일본 지역에 정식 출시했다. 회사 측은 정식 서비스에 앞서 시스템 및 UI(사용자환경) 개선을 비롯해 현지 유명 성우를 대거 기용하는 등 현지화 작업에 주력,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비해 규모가 큰 만큼 매출 중위권에만 머물러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시장 특성상 이용자들의 높은 게임 충성도 및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과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서비스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