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및 조선·음식숙박업 등 부진 지속경기 둔화로 재무건전성 저하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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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빚 갚을 능력은 개선되고 있으나 취약업종의 경우 여전히 부진한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금리가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과 조선, 음식숙박 등 업종의 채무상환능력은 뚝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01.2%로 OECD 평균 105.9%를 밑돌았다.

    취약업종기업의 구조조정과 기업의 자구노력,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강화 등에 따라 100% 내외 수준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도 수익성 측면에서 2015년 이후 크게 개선됐으며,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완만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빚 갚을 능력은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선, 음식숙박, 운수, 부동산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 지속돼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12년 이후 부진한 모습이다. 음식숙박, 운수, 부동산 업종은 2008년보다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포함한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중소기업도 이자보상비율이 2008년 143%에서 2017년 292%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유동비율도 2008년 114%, 2017년 115%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등 개선 정도가 제한적이다.

    조선, 음식숙박, 운수 업종은 유동비율과 부채비율도 여전히 취약했다. 부동산업의 경우 유동비율은 양호하나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상승하거나 영업이익 감소 충격이 발생할 경우 중소기업과 취약업종의 채무상환능력은 크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정도의 충격을 가정할 경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 상승 폭을 보면 대기업은 7.5%포인트 오르지만, 중소기업은 14.2%포인트로 2배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봤다.

    취약업종의 경우 이 상승 폭이 전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조선업은 56.8%에서 73.2%로, 음식숙박업은 58.3%에서 75.4%로 상승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취약기업의 재무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실적이 양호했던 자동차, 기계 업종도 최근 들어 일부 악화하고 있으며,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둔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 회생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재무구조가 많이 개선됐지만 취약업종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장기적인 면에서 부채상환능력을 점검했다"며 "취약업종의 구조조정 필요성은 심도 있는 차원이 아닌 금융안정 측면에서 진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