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코오롱-태영-호반-현대, BI 리뉴얼… 쌍용은 '통합'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론칭 등 주택 브랜드 강화 '총력'
  • ▲ 리뉴얼한 푸르지오 브랜드를 단지 외관에 적용한 이미지. ⓒ대우건설
    ▲ 리뉴얼한 푸르지오 브랜드를 단지 외관에 적용한 이미지. ⓒ대우건설

    건설사들이 기존 아파트 브랜드의 이름이나 디자인을 바꾸거나 프리미엄을 내놓으면서 '브랜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고급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철학과 디자인, 상품으로 완전히 변화된 푸르지오 브랜드를 발표했다. 2003년 브랜드를 선보인 이후 16년 만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새로워진 푸르지오의 BI는 산들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자연의 형상을 담았다. 고급스러움, 절제미, 중후함을 상징하는 블랙이 21세기 새로운 럭셔리를 상징함에 따라 기존 푸르지오의 초록색에 고급스러운 검은색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 듯한 브리티시 그린(British Green)이 새로운 프리미엄을 대표하게 될 것으로 대우건설은 자신했다.

    또한 대우건설은 BI 캐릭터도 함께 발표했다. 푸르지오의 기존 디자인 유산인 'P Tree'의 갈대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지구 대지의 단단함을 연상케 하는 원형을 더한 캐릭터로 기존 심벌이나 BI와는 달리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고 로고의 좌·우·상·하에 위치하거나 단독으로 활용되는 등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푸르지오의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다.

    대우건설 측은 "새로운 푸르지오는 이름만 남기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이 담겨있다"며 "앞으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고객 삶 본연의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거상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푸르지오 브랜드는 4월 분양 예정인 단지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단지에서도 측면 사진에 새 BI가 적용되는 등 일부 적용될 예정이다.

    주요 건설사들의 브랜드 리뉴얼 행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9월 신세계건설이 새 주거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선보이면서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같은 달 코오롱글로벌이 주택 브랜드 '하늘채'의 BI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어 10월 쌍용건설이 기존 아파트 브랜드 '예가(藝家)'와 주상복합, 오피스텔 브랜드인 '플래티넘(PLATINUM)'을 '더플래티넘'으로 일원화했다. 브랜드 재편을 계기로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에서 민간 분양사업에도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이달 초 태영건설이 대표 브랜드 '데시앙'의 BI를 변경했고, 호반건설의 경우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 통합 CI는 물론, 주택 브랜드 '호반 써밋'과 '베르디움'의 BI를 새로 디자인했다.

  • ▲ 리뉴얼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단지 외관에 적용한 이미지. ⓒ현대건설
    ▲ 리뉴얼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단지 외관에 적용한 이미지. ⓒ현대건설

    최근에는 현대건설도 14년 차 주택 브랜드 '힐스테이트'의 디자인과 콘셉트를 새롭게 정립했다. 영문 'Hillstate'로 표기하던 브랜드명을 대표 로고와 통일해 한글로 전환하고 글자도 150% 확대해 브랜드 식별을 높였다. 품질 경영과 신뢰성을 상징하기 위해 현대건설 로고도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택시장 1위 브랜드에 걸맞은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 리뉴얼에 나섰다"며 "하반기 신규분양 단지부터 새 브랜드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상반기 중 '롯데캐슬'과는 별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지난 1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사 간담회에서 4월 전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상반기에 공공분양 아파트의 새 이름 '안단테'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린빌'을 시작으로 ▲뜨란채 ▲휴먼시아 ▲천년나무에 이어 다섯 번째 브랜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건설사들이 브랜드 이미지가 주거단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서울 강남권 등 국내 주요 주택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새 얼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얼투데이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분양한 단지를 조사한 결과 분양을 진행한 전체 395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을 기록한 곳은 192개 단지였다. 1순위 마감율은 28.6%에 불과했다.

    반면 대형건설사의 메이저 브랜드 단지는 110곳이 공급돼 79개 단지가 1순위 마감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율 71.8%를 기록했다. 대형사 브랜드 단지의 경우 1순위 마감을 못 하는 경우가 4곳 중 1곳 꼴이었지만, 전체 단지를 기준으로 보면 절반이 넘는 단지가 1순위 마감을 못한 셈이다.

    이 기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에서도 7곳이 대형사 브랜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대전도시공사에서 선보인 '트리풀시티'였지만, 뒤를 이어 △대구 e편한세상 남산 △e편한세상 둔산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복현 아이파크 △경산 힐스테이트 펜타힐즈 △복현 자이 등이 수요자들의 선택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대형건설사의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는 주택시장에서 이미 스테디셀러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가 이어지면서 그 차기를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 경기 호황에 상승 여력이 높고 불황에는 하락폭이 낮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아 가격 형성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부동산 시세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새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업그레이드 또는 고급주택에 붙일 하이엔드 브랜드를 고민하는 건설사들이 많다"며 "규제로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브랜드 리뉴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 끌어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