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모두투어 로고.
모두투어가 실적 급락에도 이렇다할 신사업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빠진 지난해 이후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올해 1분기 성장 여력은 사실상 없다. 지난해 모두투어 임원들은 직원 평균 급여액의 2배 이상을 받았다. 실적은 하락세지만 임원들의 급여는 업계 호황기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1억1688만원으로 전년(330억4862만원) 대비 48.21%나 감소했다.
매출 역시 3654억7917만원으로, 3711억6562만원이었던 전년보다 1.53%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모두투어는 "주요 여행지에서의 자연재해 다수 발생으로 인한 실적 감소"라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해말 모두투어는 유인태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사장직을 맡고 있었던 한옥민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유 사장은 오너인 우종웅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이다. 1991년 국일여행사(모두투어 전신)에 입사한 뒤 크루즈 인터내셔널과 자유투어 대표를 거친 후 2016년 모두투어 부사장으로 복귀한 여행업계 전문가다.
유 사장의 취임과 함께 모두투어는 올해 매출 4224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거두겠다는 재무목표를 세운 상태다. 수익성 강화와 함께 부진한 자회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모두투어인터내셔널, 외국 크루즈 여행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크루즈인터내셔널 등 2개 종속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각각 14억원, 19억원으로 수년째 실적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두투어는 실적 반등의 기회로 노렸던 올해 1월, 17만7000명의 해외여행(현지투어 및 호텔 포함)과 11만5000명의 항공권 판매로 각각 20%, 9.4% 역성장했다.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다만 모두투어 측은 유럽 지역의 상품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일본 지역 부진은 모두투어에게 치명적인 문제다. 모두투어 자회사 중 나름대로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모두투어 재팬이기 때문이다.
모두투어 재팬은 2013년 정식 현지 법인으로 등록된 후 2017년부터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작년 초 회계 장부상 종속기업으로 편입됐고, 작년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약 18억원이었다.
한국인의 일본 관광 증가가 이어지면서 모두투어 측은 이를 매출 확대 기회로 여기고 현지에서 여러가지 신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 사업이 커지다보니 현지 지사를 연결해 추가적으로 사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모두투어 재팬의 매출은 모두투어 전체 매출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가지로 상황은 좋지 않지만 모두투어는 최근 13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처분했다. 종업원 상여금 지급을 목적으로 5만4852주, 12억9999만2400원 규모를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모두투어 측은 "상여금은 장기 근속 장려를 위한 것"이라며 "신사업보다는 원래 본업인 여행 알선 사업을 강화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37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의 직원은 1인당 평균 44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7명의 임원(이사·감사)는 1인당 1억700만원을 받았다. 10%도 되지 않는 임원들이 직원들 급여의 2배 이상을 받아간 것이다.
우종웅 대표이사 회장, 한옥민 부장, 유인태 사장, 우준열 상무 등 오너가와 경영진 4명이 받아간 금액은 총 7억2200만원에 이른다. 1인당 1억8100만원씩 받았다.
지난 2017년 임원들이 받아간 급여는 1인당 1억3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급락에도 400만원 가량 올랐고 오너가를 포함한 등기임원의 급여는 1인당 1억7300만원에서 800만원 가량 올랐다.
모두투어는 이렇다할 신성장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러가지 신사업을 구상했던 업계 1위 하나투어와 비교해도 그렇다. 자유여행 시장 확장과 함께 자회사인 자유투어에 희망을 걸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당초 예상했던 4억 적자를 크게 하회하는 22억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예상만큼 힘을 싣지는 못하고 있다.
자유투어의 실적이 오른다고 해도 경쟁사가 워낙 많아 모두투어의 실적 반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워낙 여행업계의 트렌트가 빨리 변하다보니까 저희만의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모두투어에 대해 "모두투어는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와 당사 추정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별도기준 본사 실적은 매출 감소폭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더욱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4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한 1월 송출객 수와 패키지 예약률 역시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인데, 모두투어 1월 패키지 송출객 수는 전년대비 15.7% 하락을 기록했으며 티켓 또한 전년대비 9.3% 감소했다"며 "2월 예약률은 기저효과로 +10.3%를 기록하였으나 1분기 내에 유의미한 반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