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IR 등장VIP·외래객·엔터 수요 '삼중 분산' 현실화GKL 이전·파라다이스 호텔 인수·인스파이어 경영 쇄신
  • ▲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이 10조800억엔(약 10조6000억원)을 투입해 건립하는 오사카 유메시마 복합리조트ⓒ엠지엠리조트 인터내셔널
    ▲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이 10조800억엔(약 10조6000억원)을 투입해 건립하는 오사카 유메시마 복합리조트ⓒ엠지엠리조트 인터내셔널
    2030년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이하 IR) 개장이 약 4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카지노 업계가 대대적인 지형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대형 외국 카지노가 하나 생기는 것’이 아니라 VIP 고객 분산, 외래객 유출, 엔터테인먼트 수요 감소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충격 때문이다.

    20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오사카 IR은 2023년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아 2025년 착공에 들어갔으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일본 최초의 대규모 복합 카지노 리조트다. 

    총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100만㎡ MICE 플랫폼, 호텔·엔터테인먼트·웰니스·쇼핑 등 복합 콘텐츠가 집약된다.

    가장 큰 변수는 '일본 내국인 카지노 개장'이다. 일본인의 카지노 접근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한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확보해온 일본 VIP 수요의 대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카지노관광협회는 일본 카지노 개장 시 한국 외국인 카지노 고객이 연 7만5000명 감소, 이 중 일본 고객만 5만명이 이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한 매출 감소액은 연 1720억원, 그중 일본 고객 이탈 규모가 약 7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 중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산·대구 등 동남권 VIP 수요는 일본으로의 이동이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 ▲ GKL 사옥ⓒGKL
    ▲ GKL 사옥ⓒGKL
    오사카 IR 변수는 국내 카지노 업계의 재편 속도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먼저 가장 변화 압력이 큰 곳은 외국인 카지노 3곳을 운영하는 GKL(세븐럭)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세븐럭 강남·용산(드래곤시티) 점유율은 2022년 두 자릿수에서 2024년 한 자릿수로 후퇴했다. 이에 GKL은 올해 상반기 카지노 영업장 이전·확장 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 서울 시내 신규 호텔 매입 또는 지분 투자까지 포함해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GKL의 세 사업장(강남 코엑스·용산 드래곤시티·부산 롯데)은 모두 임차형 카지노로 연간 수백억 원의 임차료가 발생한다. GKL은 서울에 자체 호텔을 신축하거나 지분을 확보해 숙박 수익을 포함한 복합 체류형 모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용산이 가장 이전 가능성이 높은 후보지로 꼽힌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9월, 영종도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객실 501개 규모의 5성급 호텔로, 파라다이스시티(769객실)와 도보 3분 거리에 있어 총 1270객실의 메가 리조트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영종도는 신규 부지 확보가 어려워 기존 호텔 인수만으로도 사실상 대규모 증축 효과를 얻는다. 파라다이스는 두 건물을 잇는 브리지 설치를 검토하며 K-페스티벌, 아트 전시, 복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글로벌 체류 수요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 ▲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고규범 신임 CEOⓒ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고규범 신임 CEOⓒ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영업손실이 지속된 인스파이어는 리더십 교체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지난해 첫 공개 실적에서 156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순손실은 2654억원에 달했다.

    회사 측은 2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헬스케어 기업에서 경영 경험을 가진 고규범 신임 CEO를 12월 공식 취임시키며 경영 정상화와 글로벌 고객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고 대표는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 구축과 해외 고객층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사카 IR은 단순 경쟁 상대가 아니라 아시아 카지노 산업의 질서를 재편하는 글로벌 메가 프로젝트”라며 “한국 카지노는 VIP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호텔·MICE·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체류형 IR 모델로 전환하지 않으면 2030년 이후 시장 유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