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추진실과 정책조정실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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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이 김용환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획실 부활'이란 의미있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현대제철은 기획실 기능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생존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늘부로 변화추진실과 정책조정실을 통합한 기획실을 운영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실을 폐지한 바 있다. 기획실 수장에는 정책지원실장을 맡고 있던 김경식 전무가 선임됐다.

    김 전무는 지난 연말 현대제철 임원인사에서 유일하게 전무로 승진한 임원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정책지원실을 이끌어 온 김 전무의 능력을 높이 평가, 기획실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변화추진실장이었던 송충식 부사장은 이날부로 현직에서 떠난다. 

    그동안 변화추진실에서는 현대제철의 미래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왔다. 정책조정실은 사업지원 업무를 중심으로 변화추진실에서 기획하는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현대제철은 두 조직을 통합하며, 기획실의 역할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래사업 발굴을 적극 모색하며, 장기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숨은 의도도 엿보인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최악의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그 중심에는 급격히 감소한 중국 판매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는 가동률 저하를 견디지 못하고 중국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기아차 또한 판매 급감에 옌청 1공장을 멈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그룹의 이같은 현실에 현대제철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코일센터는 현대차그룹 물량 공급이 기본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제철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의존도는 경영 전반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모그룹 실적이 좋으면 현대제철도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덩달아 나빠지는 수직 계열화의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이 기획실을 부활시킨 것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모그룹과 연계되는 사업 이외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며, 독자적인 생존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기획실을 부활시키기 전 외부 컨설팅을 통해 독립적인 생존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사업 구상의 첫 단계인 기획부문 기능부터 강화돼야 한다는데 내부적인 공감대를 형성, 비정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두 조직을 통합, 기획실로 운영하는게 회사의 신속한 변화에 도움이 된다 판단했다"며 "기획실의 기능을 확대, 강화해 향후 회사가 지속 가능한 생존 체제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4월 1일부로 기획실 외에 환경에너지관리실도 신설, 운영한다. 당진제철소 생산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최일규 이사가 환경에너지관리실장도 겸직한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의 환경 및 에너지 유관부서들을 환경에너지관리실로 변경함으로써 상호 노하우를 공유하고 일관된 대응을 도모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