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노사, 8일 임단협 극적 잠정 합의효성중공업 창원공장 노조, 임단협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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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지주회사로 새출발한 효성이 올해 실적 회복을 통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수익성 악화로 회사 경영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노조 반발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산하 효성화학 노조는 9일 오후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지난 8일 저녁 늦게 극적으로 사측과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물론 노조 찬반 투표를 통한 최종 가결 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효성화학 노조는 지난달 31일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난항을 이유로 파업키로 결의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기본급 7~8% 인상과 임금피크제 개선, 호봉제 개선 등이다.

    효성 관계자는 "회사 경영상황이 안좋은 상황에서도 성실히 교섭하려고 하는데, 입장 차이가 있으니까 장기화되는 것 같다"며 "노조 입장을 잘 반영하는 동시에 사측 입장도 잘 이해시키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노조인 '금속노조 효성창원지회'도 임금단체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효성창원지회는 임금정책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크게 임금피크제 폐지와 상여금 통상임금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의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실시 중인 임금피크제를 유지하면 올해 최저임금에도 미달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효성의 경영상황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효성 측은 노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회사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아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효성은 지난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이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효성을 제외하고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 모두 시황 악화로 인해 수익성이 전년보다 나빠졌다.

    앞서 효성은 지난해 6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지주회사와 4개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효성 사업회사는 효성티앤씨(섬유), 효성첨단소재(화학),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화학(화학)으로 나뉜다.

    효성은 분할 전인 2016년 영업이익 1조16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 2017년에는 7708억원, 지난해에는 7118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지만, 올해 다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사업회사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주력인 섬유부문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보강재 원료가격이 높아진 반면, 수요는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줄었다.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은 주요 수요처인 미국의 관세 부과와 중동 시장의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효성화학도 주요 생산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원가 부담이 늘어나면서 낮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올해 각 사별 영업이익 전망치는 ㈜효성 1805억원, 효성티앤씨 2464억원, 효성첨단소재 1707억원, 효성중공업 1666억원, 효성화학 1413억원 등이다. 지주회사를 비롯한 4개 사업회사 영업이익의 총 합계는 9055억원으로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경 분할 전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찍었는데 이후 계속 감소세"라며 "물론 5000억원 이상씩 벌어들이는 사업회사가 적지 않지만, 추이를 살펴보면 계속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