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관련 사업 박차 가하는 중탄소섬유 공장 증설 및 수소차 충전소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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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100년 효성'을 위한 준비를 재촉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육성 중인 수소경제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수소차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 핵심부품 생산으로, 효성중공업은 수소차 충전소 사업을 통해 수소차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현재 1800대인 수소차를 620만대로, 14개인 수소충전소를 1200개로 확대하겠다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수소대중교통을 확대해 2040년 수소택시 8만대, 수소버스 4만대, 수소트럭 3만대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효성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정책 시행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효성첨단소재는 468억원을 투자해 전북 전주공장에 탄소섬유 생산 공장을 증설한다. 2020년 완공 예정이며 생산 능력은 연간 2000톤에서 4000톤 규모로 2배 늘어난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핵심부품인 수소 연료 탱크와 압축 천연가스(CNG) 고압 용기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다. 2030년까지 수소 연료 탱크는 120배, CNG 고압 용기는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자, 이에 대비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효성은 수소충전소 사업에서도 국내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CNG 충전소 200곳 가운데 90곳, 수소충전소 28곳 가운데 12곳을 공급했으며 러시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이집트에도 CNG 충전소를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는 수소 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방침이다. '테스트베드용 수소 압축 충전 설비 구축' 사업에 3분 급속 충전 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것을 비롯해 수소충전기, 수소 가스 냉각 시스템 등 대부분의 충전 시스템 장비를 국산화해 신속한 A/S뿐만 아니라 원가 절감까지 실현할 계획이다.
효성이 이처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은 조현준 회장의 기술 경영 철학 덕분이다. 조 회장은 평소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종 제품의 시작인 기술부문에서도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이후 각 회사별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경영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효성 사업회사들의 기술력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도 정부 정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전압형 고압직류송전(HVDC)을 개발해 자체 기술 보유에 성공했다. 전압형의 경우 전류형과 달리 좁은 공간에서의 구축은 물론 재생에너지와도 연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 기술을 앞세워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의 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까지 120킬로볼트(kV), 200메가와트(MW)의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술 혁신을 넘어선 기술 융합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 회장은 "효성은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 혁신을 지향해온 기업"이라며 "미래에는 기술의 혁신과 더불어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기술 융합이 성장 동력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효성은 지난 1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석학, 연구진과 만나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조 회장은 평소 기존의 주력 사업 분야와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IT솔루션 등 첨단 기술의 결합을 강조해 왔다.
한편, 효성은 지주사 전환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지주사와 첨단소재가 주총을 마쳤으며 오는 22일에는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효성화학이 주총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