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꺼낼 카드 없는 박삼구 회장, 아시아나 포기로 선회금호, 추가협상 통해 수정된 자구안 이번주 내 제출 예정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고 사실상 그룹 해체 수순에 들어간다. 채권단 설득에 실패한 박삼구 회장이 결국 백기 투항하는 모양새다. 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등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위상이 쪼그라들 전망이다.

    15일 채권단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주말 동안 추가 협상을 벌여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안 내용을 조율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소집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매각하는 안건을 결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시간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주 내로 수정된 자구안을 산은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지만, 오늘 오전 금호산업 이사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600억원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며,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1조3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태다.

    박삼구 회장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리고 그동안 엄청난 애착을 보였던 그룹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즉,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기업으로써 위상이 사라지고 중견기업으로 내려앉게 된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을 경영정상화하기 위한 자구계획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구안의 주요 골자는 박삼구 회장의 아내와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3만3900주(4.8%) 전량을 담보로 내놓기로 한 것이다. 또 금호타이어 담보지분 해지 때 박 회장과 아들 박세창 사장의 보유지분 42.7%를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모든걸 걸었다”며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힌 금호아시아나그룹 '배수의 진'이었다. 대신 유동성 해결을 위해 5000억원을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실질적인 방안이 없고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실상 퇴짜를 놨다. 특히 대주주의 책임있는 노력이 없다며 박삼구 회장을 겨냥해 퇴진 및 추가적인 사재출연, 유상증자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