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9' 매출 4.8% 감소… 포스코건설, SK건설 등 '반토막'저유가 등 수주 부진 속 목표액 달성 커녕 수주 공백 장기화 걱정
  • ▲ 자료사진. 파나마 콜론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포스코건설
    ▲ 자료사진. 파나마 콜론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포스코건설

    지난해 대형건설사들의 해외 부문 매출이 1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해외수주 부진의 반등을 올 들어서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해외 부문 역성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15일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해외매출은 모두 26조9275억원으로, 전년 28조2909억원에 비해 4.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3633억원으로, 지난해 포스코건설 9068억원과 롯데건설 3034억원의 합계 1조2103억원보다 큰 금액이 줄어든 셈이다.

    기업별로는 포스코건설이 전년 1조7498억원에 비해 48.1% 감소했으며 △SK건설(1조1753억원) 46.4% △롯데건설 41.7% △대림산업(1조6640억원) 21.7% △대우건설(2조1435억원) 11.6% △삼성물산(건설, 5조1132억원) 10.2% △현대건설(6조7083억원) 3.38% 등의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문제는 해외 매출 감소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다. 2016년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든 신규수주의 여파가 매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통상 해외사업은 사업이 후반기에 접어드는 착공 2년차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된다"며 "3~4년 전부터 해외 신규수주액이 많이 축소된 만큼 앞으로 매출 감소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중동 지역 발주 감소세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사의 해외경쟁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기간에 실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2010년 715억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2016년 281억달러 이후 3년간 400억달러를 하회했다. 해외 수주액이 3년 연속 400억달러를 하회한 것은 2005~2007년 이후 처음이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다음 달에는 라마단을 앞두고 있어 2분기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동 지역 대규모 프로젝트가 하반기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유가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고민거리다. 태국·인도 등 총선을 앞둔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상황이나 미-중 무역 분쟁, 브렉시트 등 영향으로 확대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수주 전망을 장담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통계를 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신규수주액도 66억달러로, 2006년 55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업계는 올해 높여둔 해외수주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84.5% 늘렸고, 대우건설과 GS건설도 각각 88.2%, 45.8% 높인 상태다.

    여기에는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목표도 있지만,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일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국내외에서 동시에 실적이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해외실적을 견인했던 다수의 신흥국 프로젝트들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정정 불안, 경제 위기 등으로 금융 주선이 지연되면서 계약이 해지되거나 중단된 상태"라며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신흥국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어 신규수주 프로젝트의 수익성 제고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