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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산업 자회사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인수가 아닌 합병을 선택해 향후 정부의 기업결합 심사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정부 심사서 '지역성 구현' 문제 발생 여지가 있어 CJ헬로를 합병이 아닌 인수를 택한 바 있는데, SK텔레콤은 합병 카드를 꺼내들며 정부의 심사 리스크를 키운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B-티브로드' 합병법인 지분 구조는 SK텔레콤 74.4%, 태광산업 16.8%, FI(재무적투자자) 8.0%, 자사주 및 기타 0.8%다. 합병법인의 1대 주주는 SK텔레콤, 2대 주주는 태광산업이다.
SKB와 티브로드가 정식 합병을 하게되면 가입자 약 800만명의 '종합 미디어 회사'가 된다. 과기부에 따르면, 2018년 6월말 기준 SKB IPTV 가입자는 454만명,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는 314만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가 아닌 합병에 초점을 맞추며 정부 심사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합병은 인수와 달리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말하며,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대부분의 경우 한 회사는 살아 남고 나머지 회사는 사라진다. 때문에 정부의 심사가 엄격해 질 수 밖에 없다.
실제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합병 하려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과기부의 최다액출자자 등 변경심사 및 공익성심사,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다.
반면, CJ헬로를 인수만 하는 LG유플러스는 방통위의 사전동의 및 인허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지역성 구현'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주식 53.92%를 인수해 합병이 아닌 최대주주 위치를 획득한 만큼, SK텔레콤의 합병 움직임은 과기부와 방통위 심사서 문제 발생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단 분석이다.
방송법에 따르면 과기부장관은 지역사업권에 의해 일정한 방송구역 안에서 SO에 사업을 운영할 권리를 부여하고, 대신 SO는 방송의 지역성을 구현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때문에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최대주주 지위만 획득함으로써, IPTV와 SO 사업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인수합병을 놓고 부작용 방지를 위한 케이블 업계의 정책적 논의 요구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부도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결정 당시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케이블TV 역할 강화 ▲케이블TV 지역사업권 유지 및 지역성 구현 ▲고용 승계 및 보장 등의 사항이 반영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케이블TV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고 케이블TV가 지역성 구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지역사업권을 유지토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 구조개편 움직임 속에서 통신사와 방송사의 역할 분담을 통한 경쟁체제 확립, 시청자와 산업계의 혼란 최소화 및 지역미디어의 공공성 강화 방안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인수보다 합병은 택한 SK텔레콤의 선택에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