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도 4년새 5.9%P 줄어… 여객수는 최초 3천만명 돌파근거리 위주 성장에 '거품론' 제기… LCC 과당경쟁 불가피항공화물도 전년比 3.4% 감소… 반도체 수출 감소 등 영향
  • ▲ 공항.ⓒ연합뉴스
    ▲ 공항.ⓒ연합뉴스

    올 1분기 항공운송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증가에도 이용객 증가율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항공화물도 물동량이 줄면서 감소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항공시장의 수요거품을 언급하며 저비용항공사(LCC) 추가 진입에 따른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분기 여객 3057만명… 1년 전보다 7.1% 증가

    국토교통부는 올 1분기 항공이용객이 3057만명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한 것이다. 분기별 실적이 3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최초다.

    국제선 여행객은 2301만명으로 7.1%, 국내선은 756만명으로 4.4% 각각 늘었다.

    국제선 여객은 2015년 1분기 1555만명, 2016년 1760만명, 2017년 1956만명, 지난해 2149만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겨울방학 등 계절적 요인과 LCC 좌석 공급 확대, 유커 증가 등이 증가세를 견인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14.4%)·유럽(11.1%)·동남아(7.9%)·일본(4.1%) 노선에서 증가세를 보인 반면 대양주(-4.5%)·미주(-1.0%)·기타(-1.1%) 지역 노선은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노선은 414만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전인 2016년 1분기 실적 440만명과 비교하면 격차(-5.9%)가 줄어들어 지속해서 회복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공항별로는 유커 증가와 노선 다변화 영향으로 무안(182.6%)·청주(166.9%)공항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제주(55.6%)·대구(49.4%)공항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항공사별로는 국적 대형항공사(FSC)가 지난해보다 1.5% 감소했고 LCC는 17.2% 증가해 희비가 엇갈렸다. 국적사 점유율은 68.8%로 조사됐다. 이 중 LCC 분담률은 32.2%로 지난해 29.5%보다 2.7%포인트(P) 증가했다. LCC 분담률은 2015년 1분기(13.2%)와 비교할 때 4년 만에 2.4배나 증가했다.

    국내선 여객은 756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4.4% 늘었다. 국토부는 운항 증편에 따른 공급석 증가, 외국인 제주여행 환승수요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공항별로는 김포노선 운항이 22.9% 감소한 울산공항(-8.6%)을 제외하고 전국 공항에서 증가했다.

    FSC는 316만명, LCC는 440만명을 각각 운송했다.

  • ▲ 국제선 여객 실적 추이.ⓒ국토부
    ▲ 국제선 여객 실적 추이.ⓒ국토부
    ◇여객증가율 4년 연속 둔화

    그러나 같은 기간 여객증가율을 보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국제 여객은 2016년 1분기에 전년보다 13.2%가 증가한 이후 2017년 11.1%, 지난해 9.9%에 이어 올 1분기 7.1% 증가에 그쳤다.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이다. 특히 유커 증가에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역별로는 중국·일본·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먼 대양주·미주 노선에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LCC는 1년 전보다 17.2% 증가한 데 비해 FSC는 1.5% 증가에 그친 것도 무관치 않다.

    그동안 국토부와 항공업계 일각에선 항공수요에 거품이 있다는 견해가 제기돼왔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항공수요가 급증했으나 국제선 노선이 동남아와 중국, 일본에 편중됐다는 것이다. 이는 근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LCC 간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가 LCC 대열에 합류했다.

    국내선 여객도 마찬가지다. 국내 여객 증가율은 2016년 10.3%, 2017년 7.5%, 지난해 0.5%, 올해 4.4% 증가했다. 지난해 큰 폭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참작하면 4년 새 5.9%P 감소한 셈이다.

    지방공항의 선방도 선심성 정부정책에 불안하긴 매한가지다. 무안공항 등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지방공항이 성장세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지만,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대상 사업에 무안·청주공항에서 가까운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이 포함된 게 대표적이다. 항공업계에선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서면 중복 투자로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 화물기.ⓒ연합뉴스
    ▲ 화물기.ⓒ연합뉴스
    ◇항공화물도 3.4%P 감소… 국토부 "성장세 지속 전망"

    항공화물 시장도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올 1분기 항공화물은 104만t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3.4% 감소했다. 국제화물이 3.3%(98만t) 줄었다. 동남아(1.4%)를 빼고 일본(-8.9%)·중국(-5.3%)·유럽(-5.2%) 등 전 지역의 물동량이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와도 맥이 닿아 있다.

    국내화물은 1년 전보다 4.8%(7만t) 줄었다. 내륙노선은 2.7% 증가했으나 제주노선은 5.6% 감소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여객 성장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항공노선 다변화, 지방공항 활성화 등 항공운송산업의 지속성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