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역 약화에 우리경제 무역 의존도 '경계'"가계대출 둔화 흐름…부동산시장 위험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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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세계교역 증가세가 크게 약화되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누증 위험은 종전보다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부동산대출 증가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금융불균형에 유의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은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의 추이와 영향을 고려해 성장과 물가가 예상경로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교역 여건,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금융불균형 위험 등도 주의깊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장과 물가 경로, 금융안정에 유의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경기와 금융불균형 사이에서 균형을 찾겠다는 의미인 만큼 상당 기간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을 시사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4월 금리가 동결된 것은 성장과 물가 전망이 하향됐으나 하반기에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점,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 대외 경제여건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에 경계감을 유지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금리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3월 말에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을 나타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재부각되며 변동성이 재차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4월중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되고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됐으나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나 무역협상 전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교역 여건은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세계교역은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주요국의 투자 관련 수입 둔화 탓에 증가세가 크게 약화했다.

    올해 1~2월중 세계교역량 증가 폭은 0.1%로 지난해 1분기(5.0%)보다 크게 둔화했다. 이는 2016~2018년 평균(3.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무역 의존도는 상당한 만큼 세계교역이 부진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교역신장률도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분업 유인 약화, 지식집약화 진전 등 구조적 요인도 교역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금리 결정에 주된 고려사항인 금융불균형에 대해서는 부동산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만큼 지속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대책과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누증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 3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834조1000억원으로 연초 계절적 요인 탓에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다.

    한은은 강화된 거시건전성 규제가 유지되고 최근 주택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수도권 아파트 분양과 신규입주 예정 물량 등 대출증가 요인도 남아 있어 당분간 가계대출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