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하나의 교섭체계 구축하는데 합의세력 커지면서 목소리 높일 수 있어 교섭 시 유리할 전망기본급 5.8% 인상,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 요구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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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5개 노조가 창사 후 처음으로 하나로 뭉쳐 단일교섭에 나선다. 이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현대제철 전 사업장이 멈출 수 있어 임단협 시작 전부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는 지난 14일 대구에서 공동교섭에 관한 내용을 논의하고, 하나의 교섭체계를 구축하는데 합의했다. 회사 창립 이래 이들 5개 노조가 단일교섭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개 지회 대표자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정은 이기심을 내려놓는 5지회 대표자들의 크나큰 결단이 있었다"며 "금속노조는 이에 화답해 5지회 단일교섭에 힘을 실어줬다"고 밝혔다.

    이어 "각각 사업장 조합활동의 관행과 조합원들 정서를 이유로 갈등하며 하나의 길에 우뚝서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몇 년간 제대로된 교섭조차 진행시키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고 덧붙였다.

    도원결의 심정으로 5지회 단일교섭을 결정했다는 것.  

    공동교섭이 확정된 후 현대제철 5개 지회는 정책, 사무단장 등이 모여 각 지회 요구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동시에 5지회 대표자 회의를 통해 올해 요구안을 최종 검토했다.

    이들 요구안은 기본급 5.8%(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지급(영업이익 15%), 정년 연장, 각종 문화행사비 인상, 압연 수당 신설, 연주 수당 현실화 등을 골자로 한다.

    노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올해 공동 요구안을 사측에 발송하고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에 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현대제철 당진(하)지회 등 5개 지회로 나눠져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각 사업장마다 임단협 교섭을 따로 진행해 왔다. 따라서 교섭이 불발되더라도 해당 사업장만 파업에 돌입해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이들이 단일교섭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들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80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 전체가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다시 말해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현대제철 전 사업장이 멈출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올해 본교섭을 시작하기도 전에 현대제철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제철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료가격 강세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7.6% 감소한 2124억원에 그쳤으며, 2분기 역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노조마저 발목을 잡는다면, 실적 회복에 분주한 현대제철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현대제철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동 요구안을 받게 되면 합리적인지에 대해 판단해 볼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마찰을 빚지 않도록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