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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와 금융사 9개 간 ‘택시수수료 분쟁’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
1심 판결이 나왔지만 BC카드와 금융사 모두 항소를 진행해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 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계 카드사 9곳(농협은행‧기업은행‧SC제일은행‧부산은행‧경남은행‧우리카드‧국민카드‧하나카드‧신한카드)이 BC카드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2심이 오는 23일부터 진행된다.
앞서 지난 1월 은행계 카드사는 BC카드와 법적 분쟁에서 승소했지만 BC카드가 항소하면서 갈등은 봉합되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택시요금 카드 결제 과정에서 BC카드가 카드사들로부터 정액수수료와 금액 연동 수수료를 함께 받은 것이 부당하다고 봤다. 이에 BC카드가 카드사와 은행들에 34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BC카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금융사 9곳은 반환금 341억원이 적다며 당초 소송가액이었던 515억원을 모두 돌려달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는 올해 금융권 업황이 좋지 않은 탓도 있다.
카드업계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 BC카드 역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 분명한 만큼 재판 결과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BC카드는 1심 패소를 2018년 결산회계에 반영해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었다. BC카드의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회원사에게 돌아갈 배당금 규모도 줄었다.
BC카드의 주요 주주이자 소송중인 금융사인 우리카드와, 농협은행, 기업은행, 국민카드 등은 1년 새 배당금이 수십억원 줄었다.
BC카드 지분 7.65%를 보유한 우리카드는 2017년 73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으나 2018년 결산 배당은 6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4.95%씩 지분을 보유한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배당금이 각각 6억원 줄었다.
은행계 카드사 역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돈이 새는 곳을 막는 등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권에선 BC카드에 낸 택시수수료가 이중 수수료란 입장이다.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카드사는 수수료를 비씨카드를 통해 밴(VAN)사에 지급하는데, 카드사는 이미 BC카드에 정액 수수료를 낸 상태다.
하지만 BC카드는 2006년 정액이 아닌 택시요금의 0.5%를 금액으로 하는 정산 수수료를 추가로 도입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사실 BC카드와 은행권은 그동안 누구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BC카드는 시중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회원사에게 결제망을 제공하는 공생 관계다.
하지만 BC카드 대주주가 KT로 바뀌고, KT 주도 하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서로 어색한 사이가 됐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