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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리더로서 국내외 언론에 처음으로 나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포부 등을 전했다.
조 회장은 지난 2개월간 아버지인 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와 상속 관련 3남매 갈등설, KCGI의 경영권 위협, IATA 총회 개최 등을 마무리했다. 조 회장은 아버지의 평소 유훈에 따라 가족들과 협의를 해서 상속 관련 문제를 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KCGI는 한진칼의 주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IATA 총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고, 집행위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약진하고 있는 LCC에 대해서는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 75회 IATA 서울 연차총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장 선임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선 조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3남매간 갈등설에 대해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특별히 많은 말씀을 듣지 못했지만, 평소에 가족끼리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셨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가족들과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항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결과를 지켜봐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는 구체적인 유언장이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평소 아버지인 故 조양호 회장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 가족들과 상속세 마련 및 경영권 승계 등을 논의해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불화나 내분 같은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으로 보여진다.
◇ “KCGI는 한진칼 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000억원 가량의 상속세 마련이 중요해진 것은 사모펀드인 KCGI가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KCGI는 잇따라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15.98%를 확보, 故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 지분을 누가 상속받는지가 중요하고, 가족들이 결집하지 않으면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다.
때문에 최근 한진에서 KCGI를 접촉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지만, 조 회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조 회장은 “KCGI는 한진칼 주주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혹은 회사에서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만난적이 없다. 작년에 만난 것이 마지막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한테 만나자고 연락온 적도 없고, 연락오더라도 주주로서 만날 것”이라며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상속세 마련 계획 등에 대해 그는 “주가에 반영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며 대답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M&A가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 회장은 “민감한 부분이라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항공분야 질문에는 적극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응했다. 최근 몇년간 급성장한 LCC(저비용항공사)에 대해서는 작심발언을 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그동안 저가항공사에 대해 수동적인 전략을 펼쳐왔다”며 “다만 LCC가 급성장하면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와 의견을 나눈 결과, 앞으로는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6곳의 LCC가 있다. 더불어 올해 초 국토교통부가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을 신규 LCC로 지정하면서 LCC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난 달 중국 운수권 배정 당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LCC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많은 수의 노선을 확보한 바 있다.
결국 이제는 경쟁상대로 성장한 LCC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LCC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강화하고 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를 통해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함께 운항하고 있다.
델타항공의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태평양 지역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동남아, 일본 등 근거리 지역의 경우 LCC와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장거리노선에 집중하면서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날 조 회장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 "안전문제 타협 없다… '수송보국' 이념 이어갈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와 타협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무엇보다 우선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대·선대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 이념을 이어받아 사업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경쟁력 강화, 시대의 변화 등에 따라 부분적으로 바뀌는 점은 있겠으나 기본 철학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송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조 회장은 객실승무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가족 문제와 IATA 총회 준비 등으로 그동안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그는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 뿐 아니라 직원들도 중요한 고객이다”며 “최근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비즈니스 서비스를 간소화했는데 이는 승무원들의 업무를 줄이기 위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미중 분쟁 초기에 빠르게 대응했다고 평가한다. 화물 산업이 많은 영향을 받는데 우리 사업은 여객수송이 주된 부분이라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에 대해서는 지난해 LCC 경쟁 과열로 인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제재조치로 인해 1년 가까이 신규항공기 도입 및 신규 운수권 확보 등이 금지된 상황이다.
조 회장은 "진에어는 국토부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으며 현재는 국토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제재 조치로 인해 성장을 못한 것은 사실이나, 거꾸로 보면 그 기간 동안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IATA 집행위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하겠다”
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50주년, IATA 가입 30주년을 맞이했으며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IATA 연차총회를 치뤘다.
이번 IATA 서울 연차총회에는 전 세계 290여개 항공사 CEO 및 임직원과 1000여명이 넘는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전세계 항공산업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조 회장은 IATA 연차총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총회 기간 동안 날씨도 좋고 진행도 매끄러워서 전세계 항공업계 관계자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은 업계 리더로 항공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며, 이번에 제가 집행위원회에 선임된만큼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을 맡게 것에 대해 조 회장은 “스카이팀 의장으로 선출돼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앞으로 스카이팀이 다른 항공동맹체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