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에 물가전망도 0%대 그쳐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속도…잿빛 어둠 전망 커연간 성장률 수정 확실시…기준금리 인하 연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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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 쇼크에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대에 그쳤다.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과 저물가 딱지를 떼지 못하면서 하반기 경제전망도 잿빛으로 물들고 있다. 

    앞서 2분기 경기 반등을 예상한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1.7%) 수준보다 크게 떨어진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적절한 물가 상승률은 2%다. 이 정도 수준은 돼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2%는 고사하고 1% 중·후반대도 도달하기 어렵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한 1.1%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0%에 그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대로라면 2015년 이후 4년 만에 0%대 연간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할 수 있다.

    저물가 현상이 지속하는 것은 올해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와중에 소비 증가세 둔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와 함께 유가, 승용차 등 간접세 인하 조치도 물가를 끌어내렸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도달하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밑도는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도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의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졌다. 무역분쟁 등 당분간 물가의 하방압력이 지속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수출모멘텀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하반기 잿빛 전망이 시작된 데에는 1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게 주요했다. 기존 성장률 속보치(-0.3%)는 이보다 더 낮은 -0.4%로 조정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의 최저치다. 

    이렇듯 좀처럼 경기 회복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낮은 경기 지표들이 지속해서 표출되면서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연간 GDP 성장률 2.5%를 달성하려면 2분기 GDP가 1.3~1.4%를 기록하고 3·4분기 0.9% 정도를 나타내야 하지만 국내외 연구기관, 주요 IB은행, 전문가들 모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2% 초반대로 낮췄다.

    정부도 내달 초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2.5% 이하로 하향 조정할 것을 예고했다. 정부의 기존 목표치는 2.6~2.7%였다.

    경제전망 하향은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진다. 결국 한은이 하반기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싣는 이유다. 

    이 총재는 무역갈등과 반도체 경기를 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차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주시하고 있고, 산업활동동향이나 새로 입수되는 실물경제지표를 더 지켜봐야 더 정확한 성장흐름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개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처럼 이번 주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와 함께 새로 발표될 실물경제지표가 금리 인하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