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일 G20 정상회의서 협상 재개 협의삼성전자,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 한 숨 돌렸지만…미국 입장서 '국가안보' 위협 불씨 여전… '블랙리스트' 유지
  •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화웨이 제재가 어떤식으로 마무리 지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 간 형성된 화해 전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보안 측면에서 제재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월 28~29일 양일간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국내 경제인과의 회동에서도 '반(反) 화웨이' 동참 권유가 아닌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했다. 

    예상과 달리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소나기는 피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중 화웨이 비중이 30% 가량을 차지하는 LG유플러스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화웨이 중요 부품에 대한 안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 완화 조치 발언은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 한정되며, 화웨이는 블랙리스트에 남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미국의 국가안보 및 국민의 안전에 위험을 제기하는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인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지난 2007년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을 조사하는 등 12년전부터 화웨이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화웨이·ZTE를 겨냥한 국방수권법을 의회에서 통과시켰으며 12월에는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 미국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화웨이에 대한 국가 안보 위협 불씨가 남아있는 한 미국의 제재 완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근거로 글로벌 1위 통신사업자인 화웨이를 배제, 5G 영토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고 해석한다. 장기간 축적된 양국 간 무역갈등이 1회성 만남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비판적 시각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국가 안보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다루는 나라"라면서 "화웨이의 주요 장비들의 수출 통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