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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업계의 '치킨게임'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가격할인 경쟁을 이어가면서 업계에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 소비자들은 당장의 할인 혜택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외식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탈(脫) 배달앱이 시급하다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15조원가량에서 지난해 20조원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배달앱 이용자의 경우 지난 2013년 87만 명에서 올해 2500만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배달앱 업체들의 가격 할인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와 손을 잡고 공격적인 가격 할인 이벤트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신규 고객에게는 금액 쿠폰을 지급하는 등 신규 고객 유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은 커졌지만 외식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배달앱들의 치킨게임이 심화될수록 향후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사이에서는 자체 배달앱을 만들어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맥도날드는 1일 다양한 정보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식 모바일 플랫폼 ‘맥도날드 앱’을 출시했다.
맥도날드는 자체 앱에 대한 소비자 유입을 늘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쿠폰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다. 앱 출시를 기념해 빅맥, 에그불고기버거를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 등을 제공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공식 모바일 앱 출시를 기념해 고객들이 보다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빅맥 1000원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라며 “맥도날드 앱이 맥도날드를 즐기는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앞서 다른 외식업체들이 자체앱을 만들어 자체 배달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일어나고 있었다.
파리바게뜨는 자체앱과 주요 배달앱에서 '파바딜리버리' 서비스를, 설빙 역시 배달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교촌치킨 역시 자체앱 '교촌 1991 주문앱' 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맘스터치 역시 자체 앱을 출시하고 시범 서비스 중이다.
이 뿐만 아니라 가맹점이나 소규모 점포에서 자체적으로,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배달비를 줄여받거나 받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구로구의 한 치킨업체 대표는 "배달앱에서는 1000원의 배달비를 받고 있는데, 매장으로 직접 전화를 주면 배달비 없이 그냥 (배달)해드린다"며 "단골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전화 주문도 많이 들어오는 편이긴 한데 아무래도 요즘은 배달앱에 올려놓지 않으면 신규 고객을 받기 어려워서 배달앱에서 아예 빠지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기도의 한 분식업체는 배달앱 내 안내사항에 "배달비 2000원을 받고 있지만 매장으로 전화 주문 시에는 배달 팁이 1000원"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주문을 위해 전화 주문을 권장해드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관련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에 대한 의존도가 지금도 높은 편이지만, 이번 배달앱업계 경쟁 심화가 외식업계가 배달앱 업체에 휘둘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며 "배달앱 업계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외식업계가 커지고 있는 배달 서비스 시장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