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션 출혈 경쟁가맹점주 "양사 경쟁 수수료로 전가될까 우려"
  • 배달앱 1·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할인 전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부터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인 두 회사는 프로모션 내용과 시기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 사의 경쟁이 배달앱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제 살 깎기 경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은 지난 2월이다. 2위 업체 요기요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손잡고 ‘반값 치킨 프로모션’을 일주일간 진행했다. 이후 피자, 분식·한식, 디저트류 등 이벤트 범위와 기간은 지속해 넓어지고 있다.

    이벤트 효과는 단번에 나타났다. 요기요가 프로모션을 시작한 2월 앱 다운로드 수는 전월과 비교해 약 2.5배 늘어났다. 다음 달인 3~4월의 총주문 수는 전년과 비교해 두 배 늘었다. 당시 업계는 ‘만년 2위’ 요기요가 본격적인 1위 추격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1위 배달의민족은 두 달 뒤 반격을 시작했다. 배민은 4월 중순부터 일주일간 ‘치킨 0원’ 이벤트를 진행했다. 프로모션은 치킨 프랜차이즈 다섯 곳에서 쓸 수 있는 1만 6000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현재까지도 두 회사는 요일별 메뉴 할인, 신규고객 1만원 쿠폰 증정 등 유사한 이벤트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양 사는 해당 이벤트들이 통상적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출혈 경쟁은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 배달의민족 '치킨 0원' 이벤트 관련 이미지, 요기요 '반값 치킨' 이미지 (왼쪽부터) ⓒ 각 사
    ▲ 배달의민족 '치킨 0원' 이벤트 관련 이미지, 요기요 '반값 치킨' 이미지 (왼쪽부터) ⓒ 각 사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앞서 진행했던 이벤트는 경쟁사와 상관없이 기존 소비자 혜택 확대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그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맞췄던 마케팅 초점을 올해는 소비자 혜택 중심으로 옮겨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이벤트는 경쟁사 프로모션과 관계없이 오래 전부터 계획돼있던 것”이라며 “비슷한 시기에 우연히 내용이 겹친 것인데, 맞불 작전으로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 가맹점주 “양사 출혈경쟁, 앱 수수료로 전가될까 우려”

    배달앱에 입점한 가맹점주 측은 마케팅 비용 전가를 우려하는 입장이다. 양 사의 출혈경쟁이 지속될 경우 광고·수수료율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울트라콜 등 고정 광고비를, 요기요는 앱 주문 건당 12.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양 사의 경쟁으로 마케팅비 지출이 커지면 자연스레 앱 수수료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프로모션에 따라 가맹점주가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현재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반값, 0원 이벤트로 바짝 매출이 올라도, 이벤트 종료 후엔 관련 주문이 빠져 매출 지속성 측면에서 아쉬워하는 점주들도 있다”면서 “서로만을 의식한 맞불 마케팅은 지양하고, 지난 이벤트의 실질적 효과 등 점주 측 의견을 면면이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