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대표, 4일 프레스센터서 "질책 달게 받겠지만, 인보사 안전성 확신"지난 4월과 달리 '인보사 환자 관리 문제' 핵심으로 부상… 수백억원 투입환자 공동소송에 대해선 불편한 속내 드러내… 엄태섭 변호사 질문 '외면'
  •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인보사 허가 취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기륭 기자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인보사 허가 취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기륭 기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지 3개월여 만에 인보사 투약 환자에 대해 사과하고 환자 관리 대책을 내놨다.

    코오롱생명과학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투약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안)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오는 9일자로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린다고 지난 3일 최종 확정한 데 따라 긴급하게 마련됐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이하 연골세포)'라고 표기했던 인보사의 주성분이 '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세포·이하 신장세포)'인 것으로 확인된 데 따라 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행정처분 공문을 수령해 오는 9일자로 인보사를 회수·폐기하기로 했다.

    ◆ 이우석 대표, 두 번째 사과… "질책 달게 받겠지만, 인보사 안전성 확신"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우석 대표는 인보사 허가 취소에 따라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 대표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로 인보사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주성분인 1액 세포(연골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전자의 전달체로 사용되는 2액 세포(신장세포)의 유래에 대해 착오했다"며 "그 사실을 불찰로 인해 인지하지 못한 채 품목허가를 신청, 승인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로 인해 식약처의 품목허가취소 결정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주주 그리고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오히려 세계 최초 신약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졌다면 보다 철저하고 완벽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달게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희는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식약처 역시 인보사의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인보사의 안전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본부장(상무)도 "허가 후 (인보사가) 사업화된 상태에서 환자들에게 투약되기까지 짧게는 상업화 이후 1년 반, 길게는 1상부터 11년에 가까운 기간 약 3853건의 투약 사례가 있다"며 "한국에서 78명에 대한 잔존검사 결과, 혈액내 인보사 잔류에 대해 전혀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 상무는 인보사 신장세포의 종양원성에 대해서도 오해가 많다고 주장했다.

    유 상무는 "인보사 2액 세포의 TC(형질전환세포)는 원칙적으로 유전자 변이를 통해 형질이 전환된 세포이기 때문에 종양원성이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한국 식약처는 종양원성이 있는 TC를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투약하기 위해 방사선조사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시험을 통해 가장 최적의 방사선 조사량을 찾아냈고, 방사선조사를 통해 완전히 세포가 사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종양원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주지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 지난 4월과 달리 '인보사 환자 관리 문제' 핵심으로 부상… 수백억원 투입

    지난 기자간담회과 달리 이번에는 인보사 투약 환자 관리 문제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지금부터 저희는 투여 받은 환자들에게 그 어떤 문제도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자 한 분 한 분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이 대표의 사과에는 환자 관리 문제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었다. 당시 이 대표는 인보사를 투약 받은 환자들의 공동소송 가능성에 대해 "인보사의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없다고 믿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5년간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환자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등록된 인보사 투약 환자는 총 1725명이다. 오는 10월까지는 3700여 명의 환자 전원을 등록하는 것이 회사 측의 목표다.

    또한, 환자안심센터를 운영해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인보사 관련 정보를 직접 제공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 전국에서 환자 소통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대면 소통을 통해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는 것이다.


  • ▲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본부장(상무)은 4일 프레스센터에서 인보사 투약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기륭 기자
    ▲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본부장(상무)은 4일 프레스센터에서 인보사 투약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기륭 기자
    장기추적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작용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이다.

    유 상무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환자들의 부작용 정보"라며 "모든 이상반응에 대해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전신검사, 혈액검사뿐 아니라 조직 병리검사까지 해서 (인보사와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자 관리에 투입되는 비용은 대략 500억~600억원 선일 것으로 예측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5월16일 인보사 투약 환자 전원을 대상으로 15년 장기추적 조사를 하기로 하면서 8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에 621억원의 충당금을 계상해두면서 당기순손실이 687억 578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5.5% 증가한 바 있다.

    유 상무는 "처음에는 순수 연구비용으로 따져서 900~1000억원 정도로 산정했으나, 효율적으로 임상을 다시 디자인했더니 500억~600억원 선으로 바뀌었다"며 "향후 금액이 다소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환자 공동소송에 대해선 불편한 속내 드러내… 엄태섭 변호사 질문 '외면'

    코오롱생명과학이 철저한 환자 관리 대책을 약속했지만, 환자 공동소송에 대해서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은 지난 5월28일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을 피고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유 상무는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향후 15년 환자관리대책을 계획했다"며 "장기간의 환자 불안감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지, 일시적으로 소송에 의한 보상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사실 좀 당황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학자이자 의학자, 환자 건강을 책임지는 관리자로서 소송 문제와는 별도로 최선을 다해서 철저히 환자관리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돌발적으로 이우석 대표에게 환자 대책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뉴데일리
    ▲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돌발적으로 이우석 대표에게 환자 대책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뉴데일리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도 참석했다. 엄태섭 변호사는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끝난 후에 돌발적으로 이 대표에게 환자 대책 관련한 질문을 던졌으나, 이 대표는 신속하게 자리를 피했다.

    엄 변호사는 "(회사 주장대로) 인보사가 안전하다면 굳이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장기추적조사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굉장히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다른 의약품 개발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이날 오후 인보사 투약 환자들을 대리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2차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5월28일 코오롱인보사 피해환자 244명의 손해배상청구 소장이 접수된 이후, 6월1일부터 6월28일까지 한달간 진행된 2차 모집기간동안 총 523명의 피해환자들이 소송참여의사를 밝히며 위임장 등 관련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총 767명의 환자들이 인보사 공동소송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