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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의가 또 다시 연기되면서 케이블업체인 딜라이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달 말까지 갚아야 할 대출금이 1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사실상 차입금 반환은 불가능하다. 또 다시 채권단의 대출금 만기 연장과 또 출자전환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KT 매각 이외에도 다른 매수자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채권단이 대출금 만기 연장 및 출자전환에 긍정적 검토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으로 구성된 딜라이브 채권단이 조만간 딜라이브 측에 대출금 만기 연장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딜라이브 대주주인 KCI(국민유선방송투자)는 지난 2007년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2조2000억원을 대출받았으며, 2015년부터 딜라이브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채권단은 2016년 7월 대출금 중 8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동시에 3년간 나머지 금액 만기를 연장해 준 상황이다. 딜라이브는 7월 말까지 1조4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다.
업계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를 다음달로 미룬 상황 속 딜라이브가 차입금 반환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7월까지 KT와 인수합병을 통해 해당 금액을 마련하려던 딜라이브로서는 딱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유료 방송 시장의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다. 인터넷TV와 위성 방송을 모두 보유한 KT(KT·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은 30.86%다. 합산 규제가 부활하면 딜라이브(점유율 6.5%) 인수가 불가능하다.
이에 업계는 채권단이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 딜라이브 몸값을 보존함은 물론, 추가적인 M&A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산규제가 다시 도입되면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불가능하지만, 현재 방송통신 융합이 대세로 떠오른 상황 속에서 다른 사업자들의 인수 가능성은 열려있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해도 'LG유플러스-CJ헬로' 점유율에 밀려 시장 3위에 그치는 만큼, SK텔레콤 등 대형 사업자들의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또 한번의 출자전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기업의 빚을 탕감해 주는 대신 그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부채조정 방식이다.
지난 2016년 채권단은 대출금 중 8000억원을 출자전환한 바 있는데, 딜라이브의 수익성 감소와 1조원을 웃도는 채권의 이자비용 역시 부담으로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딜라이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782억원) 31%나 감소한 53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딜라이브가 채권단에 납부해야할 연간 이자비용을 500억대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경우 한해 영업이익을 채권 이자비용을 부담하는데 거의 모두 사용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7월 차입금 만기일 전에 채권단이 만기 연장 여부를 딜라이브 측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합산규제 논의가 미뤄지며 관련 규제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채권단은 이를 감안해 만기 연장과 또 한번의 출자전환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도 불구, 케이블 가입자 감소세 속에서 딜라이브는 채권 연장 가능성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금리에 따라 이자율이 올라갈 수도 있는 만큼 추가적인 출자전환 역시 국내 방송통신 산업의 대승적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