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시험용 '매립지'→ '첨단생명문화' 도시 탈바꿈'배움곳' 의미 '배곧'… 미래 이끌 '인재' 도시 방점서울대 캠퍼스, 연구단지 이어 500병상 병원까지… 주택시장 훈퐁주거시설 안착, '안전·친환경·예술' 등 마지막 퍼즐마추기 총력
  • ▲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전경. ⓒ시흥 스마트사업단
    ▲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전경. ⓒ시흥 스마트사업단

    "당초 구상에 비해 95%가량 진행됐습니다. '우선 비워두고 필요에 따라 채우자'는 기조 아래 주민공동시설이나 복지시설 정도만 남은 상황이죠. 첨단, 생명, 문화가 어우러지는 신도시가 완성되는 거죠." (이충목 시흥시 스마트시티사업단장)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조성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산·학·연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공동주택도 입주가 막바지다. 사업을 맡고 있는 스마트시티사업단도 안전, 환경, 문화·예술에 힘을 주며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돌입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곧신도시는 1986년 말 ㈜한화의 전신인 한국화약그룹이 화약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매립지였다. 1996년 매립지가 준공됐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폭약 실험을 하기가 어려워지자 시흥시가 이를 매입, 2000년대 이후 추진된 신도시 사업 중 최대 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를 교육, 일자리가 보장되는 복합자족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2009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 실시계획을 인가받아 도시개발을 시행했다.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업이 닻을 올린 것이다.

    축구장 90개 크기인 66만여㎡의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대학원 중심 연구단지로 조성되는 시흥 스마트캠퍼스는 국가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연구를 수행하고 자율주행자동차, AI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재 양성 및 첨단연구를 펼치는 미래형 공공캠퍼스로 구축된다.

    미래 모빌리티센터를 비롯해 드론 등의 무인이동체 연구단지와 글로벌 복합연구단지,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대학원과 통일평화 전문대학원 등이 들어서 글로벌 캠퍼스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동시에 시흥시가 교육도시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될 예정이다.

    연구자들은 연구 성과를 스마트시티 내에서 직접 적용, 시험해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연구센터가 지난해 8월과 12월 개소한 데 이어 배곧신도시 내 20만평에 서울대 4차 산업혁명 중심 연구기관이 속속 들어오게 된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은 시흥캠퍼스에 자율주행 연구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시흥시에서는 카셰어링용 자율주행차 시연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또한 시는 지난달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드론 복합교육훈련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곧신도시 내 R&D 부지에 국토교통부 예산 60억원을 들여 훈련센터를 조성한다는 것이 협약의 골자다.

    이르면 내년 6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인 이 센터에는 △드론체험 전문시설 △교육동 △실기교육장 및 이착륙장 △VR전용교육장 △드론 레이싱 서킷 등이 들어선다.

    스마트시티사업단 측은 "허허벌판이던 군자매립지에 명품 교육도시의 비전을 담아 세운 배곧신도시는 미래 시흥의 기초"라며 "'배움곳'이라는 의미의 '배곧' 이름 그대로 이곳을 미래 시흥을 이끌 인재를 키우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유치하고 최첨단 연구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배곧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 전경. ⓒ시흥 스마트시티사업단
    ▲ 배곧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 전경. ⓒ시흥 스마트시티사업단

    뿐만 아니라 시흥캠퍼스 부지 내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도 들어선다. 시는 지난달 서울대, 서울대병원과 '시흥배곧 서울대병원(가칭)'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달 말까지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예비타당성 검토 이후 병원 설립과 운영 등 세부적인 사항을 정하고 추가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약 12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병원은 1차로 500병상(일반 300, 특수 200) 규모로 조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족기능이 강화되면서 주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곧에는 2012년 11월 이후 총 15개 단지, 1만9995가구(공공임대 포함)가 공급됐다.

    2012년 당시만하더라도 청약경쟁률이 0.91대 1(2587명/2831가구)에 불과했지만 ▲2014년 1.17대 1(5337명/4548가구) ▲2015년 1.45대 1(1만2567명/8612가구) ▲2016년 2.46대 1(9887명/4004가구) 등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관심은 2016년 공급된 은계지구(5개 단지, 3514가구)와 장현지구(8개 단지, 5304가구) 흥행에도 한몫했다. 은계의 경우 3.02대 1의 경쟁률로 배곧의 열기를 이어갔으며 장현지구는 부동산시장 전반의 호황과 맞물리면서 5.44대 1로 정점을 찍었다.

    흥행 여파로 배곧 일대 시세는 2012년 11월 3.3㎡당 749만원에서 이달 924만원으로 174만원가량 뛰었다. 84㎡ 기준으로 4452만원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시흥시는 726만원에서 877만원으로 151만원 오르는데 그쳤고, 은계(165만원, 782만→947만원)와 장현(155만원, 702만→858만원)도 배곧의 증가율에는 못 미쳤다.

    실제 '한라비발디 캠퍼스 2차' 전용 113㎡(14층)의 경우 지난해 11월 5억5000만원에서 올해 6월 5억8000만원으로, 7개월새 3000만원이 올랐으며 '호반베르디움 센트럴파크' 전용 84.01㎡(24층)은 지난해 3월 3억7000만원에서 지난달 4억1500만원으로, 15개월 만에 4500만원이 올랐다.

    배곧의 입주는 201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며 2016년 분양된 단지 가운데 '시흥배곧 호반써밋 플레이스 C1·2'와 '배곧신도시 대방노블랜드' 등 3개 단지가 하반기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연말이면 주거시설 조성이 사실상 마무리되는 셈이다.

    지역 B공인 대표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분양이 간간히 이뤄질 수 있지만, 아파트는 공급이 마무리됐고 그에 따른 희소가치로 전반적인 수도권 시장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대 및 서울대병원의 안착과 그에 따른 수요들이 진입하면 오를 일만 남았다는 평"이라고 진단했다.

  • ▲ 지난 주말 'LED 장미공원'에서 진행된 '쿨 버스킹' 현장. ⓒ뉴데일리경제
    ▲ 지난 주말 'LED 장미공원'에서 진행된 '쿨 버스킹' 현장. ⓒ뉴데일리경제

    스마트시티사업단은 산·학·연 시설이 들어서고, 주거시설이 안착하면서 안전, 친환경, 문화·예술 등에 힘을 싣고 있다.

    시는 배곧을 중심으로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로 학교, 공원 등 공공가로 부문에 셉테드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2013년 9월에는 배곧 중앙공원과 예술로가 전국 최초로 공원, 도로 부문에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테드 인증을 받았다.

    2017년에는 배곧에 도시정보통합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생활방범 CCTV 3045대, 주정차 단속 188대, 교통정보 수집 및 상황 모니터링 CCTV 60대, 환경·방재 분야 27대를 운영하며 사건 및 재난재해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21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 요원이 365일 24시간으로 관제하며 시민의 안전과 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

    배곧에 마련된 어린이안전체험관에는 지진체험, 교통안전, 화재안전, 재난안전 등 현장 중심의 체험교육을 통해 안전의식을 높이고 아동의 안전과 어린이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5개 분야 40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4.7배 증가한 7994명의 어린이들이 안전체험관을 이용했다.

    또한 공원면적이 23.7%에 달하는 등 높은 녹지율로 쾌적성이 제고됐다.

    배곧신도시의 대표 공원으로서 해안가의 우수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조성된 '배곧생명공원'은 바닷길과 수로를 연결해 밀물과 썰물에 의해 물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생태연못으로 설계됐다. 인위적인 동력을 투입하지 않고 조수간만 차에 의해 공원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것이다.

    한울공원은 해안가 입지를 적극 활용해 '해변을 배경으로 한 해수풀장'을 조성해 놓았다. 이곳은 지난해 여름 임시개장 당시 입소문을 타고 인파가 크게 몰리면서 시흥의 새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역 관광자원으로서 기대가 높다는 것이 사업단 측 설명이다.

    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이다. 해안가와 떨어진 내류 쪽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해수가 드나드는 갯골이 넓게 펼쳐져 있다. 과거 염전 지역이었으나, 현재는 근대 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45만평의 적지 않은 부지인 만큼 개발 압력 속에 놓여있었으나 현재 생태공원이 조성돼 염생식물을 비롯한 각종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배곧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 'LED장미정원'도 조성됐다. 세강LED가 조성한 LED장미정원이 위치한 광장은 배곧 아브뉴프랑 센트럴, 베니스스퀘어, 메가박스·CGV, 롯데마트 등이 들어선 지역 내 랜드마크 상권으로 꼽힌다. 지난 주말에는 '쿨 버스킹' 이벤트가 성황리에 열리면서 9월에 다시 한 번 열기로 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사업단 측은 "어둡고 지저분했던 기존 광장에 LED장미정원을 조성하면서 시민들이 많이 모이게 됐고, 거리도 깨끗해졌으며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나아가 LED장미정원과 바닥조명 등으로 꾸며진 스마트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며 2022년 개관 예정인 문화예술회관도 설계 작업에 들어가는 등 문화·예술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