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에 1000만 고객 달성한 카뱅실적 부진에 자본 확충 발목 잡힌 케뱅카카오-KT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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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호 인터넷전문은행이 모습을 드러낸 지 2년이 됐지만 두 은행의 명암이 두드러지게 대비되고 있다.

    케이뱅크가 적자 속 자본 확충으로 허덕일 때 흑자 전환과 1000만 고객을 이룬 카카오뱅크는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대주주 리스크도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오는 27일 출범 2주년을 맞는다. 

    2주년에 앞서 계좌개설 누적 고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통계청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2855만명만 놓고 보면 3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 계좌를 보유한 셈이다.

    실적 면에서도 빠른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1분기 순이익은 65억6600만원으로 은행 설립 이후 6분기 만의 첫 분기 기준 흑자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비용이 영업수익을 뛰어넘으면서 53억3400만원의 적자를 냈었다. 애초 금융권에서는 흑자 전환까지 최소 3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흑자를 낸 것은 가파른 자산 성장세가 주된 요인이다. 6월 말 기준 누적 수신금액은 17조57000억원, 여신액은 11조3300억원에 달한다.

    주주 관련 걸림돌이 해소된 것도 긍정적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협의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대주주 등극에 파란불이 켜졌다.

    게다가 카카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뱅크 보통주 4160만주를 208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지분율 50%)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이에 기존 카카오뱅크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가 지분율 34%(8840만주)로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빠른 성장 흐름에 발맞춰 기존에 밝힌 계획대로 내년 기업공개(IP0)를 차질없이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2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함박웃음을 띌 때 지난 4월 2주년을 맞이한 케이뱅크는 여전히 암흑 속이다.

    출범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1분기 24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53억원 확대된 것이다. 고객 수도 카뱅의 10분의 1 수준인 100만명에 머물러 있다.

    자본금 문제도 여전하다. 최근 전환신주 약 552만주, 총 27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을 주주로부터 납입 받아 총 5051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주요 주주사인 NH투자증권이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애초 계획했던 412억원 중 67% 정도만 확보해 반쪽짜리 자본 확충에 그쳤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부족한 자금력 탓에 수없이 대출 영업을 중단해왔다. 이번 유상증자로 대출 영업이 정상화 되더라도 2~3개월 뒤면 또 여신 여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앞서 1월에는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금융위가 KT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KT는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대주주 등극은 어려워진다. 

    오는 10월부터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재시작 하는 것도 케이뱅크에게는 달갑지 않다. 이르면 올해 말 신규 은행이 탄생하면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자본이 부족한 케이뱅크의 대응 여력은 크지 않아 자칫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도 답답한 상황이지만 돌파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일단 급한 불은 끈 만큼 기존 주주사들과 신규 주주사 영입을 포함한 대규모 자본확충 방안을 증자 시나리오별로 협의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증자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