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아시아나항공 통매각 원칙… 분리매각 고려 안해"국내 기업들, 아시아나 통째 인수시 자본 부담 커제주항공, 에어부산 인수할 경우 국내 전 지역 항공수요 대응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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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매각과 분리매각 방식을 놓고 산은·금호아시아나그룹과 인수후보자 간의 견해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하려는 쪽은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 통매각을 선호하고 있는 데 비해 인수 희망 후보들은 분리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통매각이 원칙"이라고 밝혔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거나 한적이 없다"고 말하며 통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회사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와 함께 자회사 통매입시 발생하는 대규모 투자금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2개월 가량 진행한 기업실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조만간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뒤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SK, 롯데, 한화, CJ, GS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이들 모두 인수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항공업체는 산업 특성상 해외기업이 인수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기업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 막대한 부채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9조7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71억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통매각 조건이 부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SK그룹은 최근 보도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 반박자료까지 내며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한 매체가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카타르 투자청 관계자와 만나 아시아나 인수 등을 논의했다고 보도하자 곧바로 반박한 것이다.

    이달 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SK그룹을 대놓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SK가 적극 반박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반박하는 것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며 "하나는 SK가 정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며 두번째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때 드는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및 채권단과 딜을 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있더라도 미리 앞서 나갈 필요는 없다"며 "SK를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을 통으로 인수할 수 있는 여유자본이 있는 그룹이 많지 않은 데다 급한건 금호그룹과 금융당국이다"고 말했다.

    SK입장에서는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 IDT 등 수익이 적은 자회사들을 함께 인수하기보다는 아시아나항공 자체에만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리매각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애경 그룹의 경우 인수 자금이 최대 걸림돌이다. 애경그룹은 자산총액이 5조 20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부채비율이 급등해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보다는 에어부산 등 자회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급성장하며 저비용항공사(LCC)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인천·김포는 물론 최근에는 무안국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삼고 지방발 노선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해국제공항을 점령하고 있는 에어부산을 합치게 될 경우 제주항공은 서울, 부산, 무안, 제주 등 국내 주요 항공 수요를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