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리딩금융그룹 대신 리딩뱅크 수성농협은행, 당기순익 1년새 26.5% 성장 이자장사 내실 부족, 비이자이익 성장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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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분기 주요 은행권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1분기 리딩뱅크를 탈환했던 신한은행이 상반기에는 KB국민은행에 리딩뱅크를 내줬다. 반면 리딩금융그룹 자리는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의 추격을 따돌리고 그 자리를 지켰다. 리딩금융그룹이 리딩뱅크라는 공식이 깨진 셈이다.

    농협은행은 비이자이익과 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당기순익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인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6조6984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6조7390억원보다 406(0.6%)억원 줄었다.

    당기순익 감소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이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1조30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6%(482억원)줄었다.

    국민은행의 순익은 정체했지만 6대은행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당기순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231억원 차이로 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했다.

    우리은행은 1년새 당기순익이 5.32%(700억원) 줄고, KEB하나은행은 13.28%(1583억원) 줄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중 발생한 임금피크 특별퇴직비용 1260억원 등의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당기순익이 줄었다.

    반면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26.5%(1772억원) 늘었다. 이자,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24.3% 증가했다. 일회성 대손충당금 영향(세후 671억원)을 제외하더라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6.5% 증가했다.

    ◆이자이익 17조원 육박, 비이자이익 성과 미미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6대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6조8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6조160억원)와 비교하면 8790억원(5.5%)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이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경우 1년 새 이자이익이 2조7137억원에서 2조8955억원으로 6.7% 늘어난 반면 비이자이익은 5244억원에서 4817억원으로 8.1% 뒤쳐졌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1년 새 이자이익은 각각 1406억원, 1231억원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533억원, 5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들과 달리 국민은행은 이자이익이 2018년 상반기 2조967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1397억원으로 5.8% 성장하는 사이 비이자이익도 4241억원에서 5017억원으로 18.3% 크게 성장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견조한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6419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5101억원대비 1318억원 늘었다. 비이자이익 역시 2168억원으로 전년동기 924억원보다 1244억원 늘었다.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8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295억원)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413억원) 감소했다.

    ◆순이자마진 일제히 하락…시장금리 떨어지고 대출규제 겹쳐

    6대 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이자마진(NIM)이 모두 1분기보다 떨어졌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신한은행은 NIM이 1분기 1.61%에서 2분기 1.58%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NIM은 1.71%에서 1.70%로, 우리은행은 1.52%에서 1.49%로, 하나은행은 1.55%에서 1.54%로 내려갔다. 농협은행은 1.83%에서 1.81%로 기업은행은 1.90%에서 1.89%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NIM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의 작년 2분기 NIM은 1.63%로 올해 2분기보다 0.05%포인트 높았다.

    국민은행은 1년 전보다 0.01%포인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03%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은행 NIM은 최근 몇 년간 금리 상승과 대출수요 증가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전체 NIM은 2016년 1.55%에서 2017년 1.63%로 뛰었고 2018년 1.67%로 더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상승세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더욱 떨어지고 있어서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통화 완화 기조로 돌아서고 있고, 한국은행도 올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은행 수신·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지면서 이자수익이 낮아지게 된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규제가 계속되는 점도 순이자마진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은행은 가계대출을 줄이거나, 이전처럼 가계대출을 하려면 예금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예금을 늘리면 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은행들은 여신 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위험관리에 더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8일 상반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에 NIM이 0.01∼0.02%포인트는 더 하락할 것으로 본다"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소폭이나마 개선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열 하나금융 CFO는 26일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대출 저우량 자산을 우량 자산으로 교체하는 전략을 추진해 자산 성장을 상반기보다 떨어뜨릴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4% 이상 원화 대출이 성장을 했지만,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