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올 상반기도 역신장LG생활건강, 역대 최대 반기 실적신성장동력으로 中외 신규시장 공략 박차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 사 제공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 사 제공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희비가 엇갈렸다. 중저가 라인에 집중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역신장했지만 럭셔리 브랜드 비중을 확대한 LG생활건강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며 나홀로 독주를 이어갔다. 이로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완전히 내줬다는 평이다.

    ◇아모레퍼시픽 '울고'·LG생활건강 '웃고'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조2113억원, 3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 29.7% 감소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5689억원으로 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악화의 주범은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매출이 1조3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78억원으로 40% 감소했다. 해외 성장을 위해 확대한 브랜드와 유통 채널 투자는 영업이익 감소로 했다고 회사는 분석했다.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사업 매출은 89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36억원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성장의 핵심이었던 해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사업의 매출은 5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전년 보다 56% 줄었다.

    여기에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숍 브랜드들의 저조한 성적표도 한몫했다.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은 국내 매출 하락과 마케팅 비용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29% 줄어든 192억원에 불과했다. 에뛰드는 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내수 침체와 사드발 위기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화장품이 매출을 견인한 것.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조7073억원, 6236억원으로 각각 11.9%, 13.2% 증가했다. 2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8325억원, 3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 12.8%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1분기 분기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기록을 이어나갔다.

    LG생활건강의 호실적은 럭셔리 화장품이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은 1조 1089억원, 영업이익은 2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16.3% 성장했다.

    특히 2016년 11월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는 전년 대비 매출이 24% 성장했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육성해 온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 숨마와 더 퍼스트가 각각 67%, 43% 고성장했다. 프리미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CNP도 28% 증가했다.

    비화장품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생활용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434억원, 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 증가했다. 음료사업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3803억원, 4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4.0% 증가했다.

    화장품이 매출의 80%가 넘는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LG생활건강은 '화장품·생활용품·음료'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시장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는 좁다 해외로"

    국내 화장품 시장은 헬스앤뷰티(H&B)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기존 로드숍이 위기를 맞았고, 중국 내에서 중저가 브랜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양사는 새로운 시장 확장에 적극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3~5년 목표 중장기 전략 수립 중이다. 국내를 제외 4대 시장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37%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2023년까지 50% 정도로 증가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주·인도·호주 등 새로운 시장에도 확산 속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화장품 최대 시장인 중국 공략을 강화한다. 중국에서 한단계 성장을 위해 대표 브랜드 설화수에 대대적인 투자는 물론 올 하반기 프리메라를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스킨케어부터 색조 브랜드까지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기 위함이다.

    중국뿐 아니라 마몽드의 경우 마몽드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오프라인 매장을 신규 론칭했다. 이니스프리는 캐나다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에뛰드 역시 베트남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아시아와 북미 등 글로벌 핵심 시장에 새 브랜드를 내놓아 진정한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의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올해 하반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견고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후·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를 필두로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후를 이를 차세대 브랜드를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06년 중국에 상륙한 후는 고급화 이미지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후는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어서면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후의 매출비중은 30%에 달해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한방화장품 럭셔리 브랜드인 사가秀(수)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수려한秀(수)을 아우르는 패밀리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11월에 론칭한 자연 발효 화장품 숨의 초고가 라인인 숨마로도 중국 프리미엄 시장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2일 론칭한 숨의 초고가라인 숨마의 럭셔리 포지셔닝 가능 여부가 중요하다"며 "올 상반기 기준 중국 현지 숨마 매출이 숨 매출의 약 30%까지 확대한 상황에서 향후 매출이 속도를 낸다면 실적 확대가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