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텔 최초 비건버거 출시 주도 '마틴 사토우' 총주방장향후 채식 메뉴 확대 예정친환경적 재료·미식에 관심 많은 요리 베테랑
  • ▲ 마틴 사토우 그랜드하얏트서울 총주방장. ⓒ정상윤 기자
    ▲ 마틴 사토우 그랜드하얏트서울 총주방장. ⓒ정상윤 기자
    "채식주의자들은, 환경·동물 보호 등의 이유로 자신이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강 상의 이유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채식주의자들도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 남산공원 입구에 위치한 특급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채식주의자도 버거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수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국내 채식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면서,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좁았던 한국의 채식문화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필환경 트렌드 등 환경 보호 등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랜드하얏트서울은 친환경적이면서도 맛있는 '비건 버거'를 내놨다. 한국에서는 조금 낯선 문화이자 과감한 도전인 셈이다.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비건 버거 개발부터 출시를 이끈 사람은 독일 출신의 22년 요리 경력 베테랑 쉐프인, 마틴 사토우(Martin Satow) 총주방장을 만났다.

    지난 6일 오후 그랜드하얏트서울 레스토랑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만난 사토우 총주방장은 밝은 표정을 지닌 '천상' 요리사였다. 주방에서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사토우 총주방장은 "요리는 단순한 직업 그 이상의 의미"라며 "나는 어릴 때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즐겨했고, 요리는 직업을 넘어 나의 일상에도 스며들어 있다"고 말했다. 
  • ▲ 마틴 사토우 그랜드하얏트서울 총주방장이 6일 오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비건버거를 만들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마틴 사토우 그랜드하얏트서울 총주방장이 6일 오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비건버거를 만들고 있다. ⓒ정상윤 기자
    2007년부터 10년이 넘도록 하얏트 호텔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그는 하얏트 식음 철학을 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처음 하얏트에 입사했을 때에 요리사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요리에 대한 열정을 지지하는 하얏트 식음부의 철학을 높이 샀기 때문에 하얏트에 들어오게 됐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나를 감동시켰던 그 철학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베를린, 도하, 런던, 이스탄불, 싱가포르 등을 거친 사토우 총주방장은 "내가 머물렀던 모든 도시들이 각자만의 특별함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스탄불과 싱가포르에 가장 오랬동안 있어서 두 도시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며 "이스탄불의 식문화는 전통이 살아있으며, 싱가포르의 식문화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에 영향을 받아 그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식문화를 경험하고, 식음 분야에 몸 담아왔던만큼 사토우 총주방장이 바라본 한국 호텔 식음 시장도 궁금해졌다. 그는 한국 식문화와 한국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사토우 총주방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계절성에 굉장히 익숙하다"며 "뿐만 아니라, 한국은 특정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에 매우 발달해 있다"고 대답했다.

    그가 식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랜드하얏트서울은 MICE, 이벤트, 비지니스, 호캉스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해외 및 국내의 고객들이 방문하는 호텔이다. 고객층이 다양한 만큼 고객이 원하는 음식 또한 다양하며, 호텔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토우 총주방장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글로벌 체인 호텔로써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 세대를 배려하며, 고객의 건강을 고려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하얏트의 철학을 기반으로 호텔은 개인의 신념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선택한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고자 비건 버거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총 인구의 2~3% 수준인 100만~150만명으로 추산된다. 10년 전인 2008년엔 15만명 수준이었지만 10배나 늘어난 규모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건강 관리, 동물 보호, 환경 보호 등의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호텔 최초로 비건 버거를 선보인다. 

    호텔의 비건 버거, ‘비욘드 버거’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비건 패티와 비건 체다 치즈, 비건 마요네즈 및 다양한 채소를 사용하여 육류 재료 없이도 풍부한 버거의 맛을 제공한다. 비욘드 버거는 버거 패티로 미국 비건 푸드의 대표 브랜드 ‘비욘드 미트’의 ‘비욘드 패티’를 사용하며, 비욘드 패티는 오로지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재료만을 사용하여 완벽한 소고기 패티의 맛을 구현해낸다.
     
    사토우 총주방장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비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요즘의 고객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맛 만큼이나 재료가 어디에서 공급되었는지, 얼마나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배되었는지, 먹는 사람의 건강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호텔은 건강상의 이유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비건 메뉴를 요청하시는 고객분들을 만족 시켜드리기 위해 비건 메뉴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건 메뉴 출시는 하얏트 식음 철학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하얏트의 'thoughtfully resource, and carefully serve' 철학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식재료 사용, 친환경적인 음식 제공 및 최대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호텔은 앞으로도 비건에 대한 관심도 및 시장의 크기가 확대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를 고려해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데에 적극적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 마틴 사토우 그랜드하얏트서울 총주방장이 6일 오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마틴 사토우 그랜드하얏트서울 총주방장이 6일 오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사토우 총주방장은 "앞으로 고객들이 호텔의 어떤 레스토랑에 와서도 비건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메뉴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포부다.

    비건 버거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그의 눈빛이 빛났다. 비건버거는 그가 22년간 요리를 해 오면서, 10년 넘게 하얏트에 몸담으면서, 올해초 서울이라는 새로운 도시에 발을 디디면서 그가 수없이 해왔을 다짐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도전'의 산물이었다.

    사토우 총주방장은 "무엇보다 언제나 고객에게 품격과 진정성을 갖춘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호텔의 가장 첫번째 목표"라며 "40년간의 그랜드하얏트서울 역사와 명성을 이어가며 한국의 식문화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그가 준비해준 비건 버거를 맛볼 수 있었다. 맛보는 내내 떠오르는 맛 표현이라고는 '맛있다' 뿐이었다. '고기 같지 않다', '거부감이 든다'가 아니라는 점이 얼마나 이상한 일일까. 버거를 '순삭'한 후에야 지금 먹은 버거가 '비건' 버거이며,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종류의 패티였다는 점이 떠올랐다. 

    그가 비건 버거에 담아 준 메시지는 장황하게 늘어놓아야 하는 환경 보호와 '다름의 인정' 따위 등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과 취향과 관계없이, 혹은 건강상 문제와 상관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강력한 믿음 뿐이었다. '비건(Vegan)'도 버거를, 그것도 맛있는 버거를 즐길 수 있다. 마틴 사토우 총주방장이 이끄는 그랜드하얏트서울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사토우 총주방장은 독일 함부르크 출신으로, 15살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요리사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영국, 독일의 켐핀스키 호텔 브랜드에서 근무한 이후 2007년 그랜드 하얏트 베를린 호텔을 시작으로 그랜드 하얏트 도하의 사전 오프닝 팀, 안다즈 리버풀 런던, 파크 하얏트 이스탄불, 그랜드 하얏트 싱가포르를 거쳤다. 올해 초부터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신임 총주방장으로서 12개의 호텔 레스토랑 및 연회행사를 담당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