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세에 영업익 급감 위기이마트·롯데마트… 초저가 전략 돌파구홈플러스, 온라인 배달 서비스 강화 나서
  • 대형마트 3사의 위기론이 계속되고 있다.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 소비침체까지 더해져 각종 지표도 악화일로다. 국내 유통업을 이끌었던 대형마트가 회복하기 힘든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점포를 찾을 유인을 확대 제공하는 반면, 온라인 시장을 강화해 잃어버린 소비자를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11일 ‘자율형 점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점포별 대표상품을 강화하고 비규격 상품에 대한 가격 조정권을 점포에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제로 국내 점포가 매출 역신장을 기록할 때 서울 잠실점 등 자율형 방식을 시범 도입한 점포는 다른 점포 대비 매출이 3.5% 늘었다고 했다.

    아울러 ‘극한가격’ 등 저가 전략과 ‘온리 프라이스’ 등 자체브랜드(PB)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소비자 중심의 ‘시그니처’(대표) 피비를 올해 말까지 200개, 내년엔 300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마트도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신선식품을 공략해 미트센터·후레시센터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와 간편식 밀키트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등 초저가 상품을 500여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성장성이 있는 전문점에 힘주고 ‘부츠’ 등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는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체험형 가전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투입하고 푸드코트 새단장 등 리뉴얼한 점포의 경우 매출이 평균 4% 이상 증가했다.

  • 이 같은 발표는 지난 9일 2분기 실적 발표 뒤 나왔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매출 3조4531억원, 영업손실 71억원(별도 기준)을 냈다. 할인점만 놓고 보면 2조5784억원, 영업손실 43억원이다. 이마트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분할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늘었고, 오프라인 매장의 부동산 보유세가 증가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올해 이마트에 부과된 연간 보유세는 1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억원 늘었다.

    롯데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마트 등 할인점 매출 1조5962억원, 영업손실 339억원을 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외 점포가 성장한 것을 빼면 국내 점포는 3.6% 역신장하며 부진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매출이 3.7% 감소하는 등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절반으로 줄었다. 홈플러스의 2018 회계연도(2018.3~2019.2)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7% 감소한 7조659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59% 줄어든 1090억8602만원을 기록했다. 내수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임차료 상승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지난달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전 모든 점포를 온라인 전초기지화하고 창고형 할인매장도 전국 당일배송에 들어가는 등 온라인·오프라인 융합의 ‘올라인’ 유통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온라인 매출을 3년 내 4배 키우고, 개인 창고 서비스, 공유 주방 등 새로운 영역의 오프라인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경쟁 상대인 온라인 업체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서다. 실제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가 전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로 쿠팡이나 위메프 등 온라인 업체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로 맞대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내세우는 ‘초저가’는 이는 이커머스 업체들도 내세우는 전략이라, 출혈 경쟁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소비자 맞춤형 매장을 통해 점포 방문객 수와 체류 시간을 늘리고, 주된 이탈층인 20~30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