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영업이익 전년 대비 471% 급증순차입금 규모 줄었으나 부채비율은 198.86%로 여전히 높아…재무부담 가중한화시스템 IPO 통해 재무안정성 확보…차입금 증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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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의 상장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지속된 인수·합병(M&A) 작업으로 회사 부채비율이 높아진 만큼, 한화시스템 IPO(기업공개) 성공 여부에 따라 재무안정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높은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986억원, 순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3%, 160.4% 늘었다.
실적 반등으로 순차입금 규모는 줄었으나 부채총계는 5조3309억원으로 늘어났다. 2분기 부채비율은 198.86%를 나타내며 지난해 말 180.63%보다 18.23%p 증가했다.
다만, 순차입금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1조578억원 수준에서 8044억원으로 떨어졌다. 순차입금 비율도 40.1%에서 30.0%로 내려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밀기계 분야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항공기 및 가스터빈 엔진 등의 생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14년 11월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 수년간 지속적인 M&A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6년 두산그룹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당시 두산DTS)를 인수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방산과 에너지, 기계 부문을 각각 분할해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로 나눴다. 지난해에는 한화테크윈의 시큐리티 부문을 분할해 한화테크윈으로, 존속회사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바꿨다. 올해 1월에는 한화지상방산이 손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회복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이나 재무부담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항공기엔진 부품사 이닥(EDAC)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차입금 증가로 인한 재무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항공엔진 부품 전문업체 이닥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지난 6월 밝혔다. 인수 금액은 3억 달러(약 357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엔진 부품 사업 규모를 지속 확대해 '항공기 엔진 글로벌 No.1 파트너'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장기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발현되는 사업적 시너지 효과와는 달리 인수대금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는 재무구조에 직접적 부담을 준다"면서 "특히 최근 수년간 대규모의 지분인수·사업양수 등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해 왔고, 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참여에 따른 초기 손실 확대로 재무적 여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담 확대에 따라 업계가 주목하는 건 한화시스템 상장의 성공 여부다.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나 한화시스템 IPO에 따른 자금유입 시 차입금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중장기적으로 한화디펜스도 IPO를 고려하고 있다고 관측한다. 이에 따라 추가 자금조달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 측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지만,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총 6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사실상 중간 지주사로 한화시스템의 주식 52.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부문별 실적이 본궤도에 올라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연말부터 미국 항공엔진 부품업체인 EDAC 인수 효과 반영과 3조원 내외인 비호복합 인도 수출, 항공엔진 부품 수요 증가 등 모멘텀이 넘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