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귀뚜라미가 자사 특허 도용"귀뚜라미 "이미 2013년에 원천기술 보유" 코웨이, 교원웰스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경쟁 치열해지며 업체들 대응에 총력전
  • ▲ 산업계에서 특허 관련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데일리DB
    ▲ 산업계에서 특허 관련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데일리DB
    보일러 업계 맞수인 귀뚜라미보일러와 경동나비엔을 비롯해 코웨이와 교원웰스 등 소형가전 업체들이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사활을 걸고 대립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이 지난해 12월 귀뚜라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열교환기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이 최근 일부 인용됐다. 

    이후 귀뚜라미는 지난 4일 법원으로부터 ‘거꾸로 에코 콘덴싱(모델명 L11, S11, E11)’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결정서를 송달받았다.  

    가처분 효력은 송달문을 받은 당일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귀뚜라미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다만 대리점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열교환기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해 난방수를 데우는 역할을 하는 콘덴싱 보일러의 핵심 부품이다. 

    경동나비엔은 2018년 자사가 개발한 특허 기술을 귀뚜라미가 2021년 출시한 거꾸로 에코 콘덴싱 제품에 무단 도용했다는 입장이다. 
  • ▲ 귀뚜라미보일러와 경동나비엔이 특허 침해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각사
    ▲ 귀뚜라미보일러와 경동나비엔이 특허 침해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각사
    반면, 귀뚜라미는 경동나비엔이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열교환기 기술은 이미 2013년 국책사업으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지난 9월 특허심판원의 결정을 두고서도 대립하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경동나비엔의 특허 4개 중 2개는 무효, 1개는 일부 무효, 1개는 특허로 인정했다.

    경동나비엔 측은 “1개라도 특허로 인정받았다면 특허가 침해된 사실이 증명되는 것”이라며 “특허심판원의 결정으로 침해 사실이 법적으로 공인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귀뚜라미 측은 “2번 특허의 대부분(19개 중 18개 무효)과 3번, 4번 특허 전체를 무효로 인정했다”면서 “1번 특허의 무효는 불인정했지만 심결 취소소송을 청구한 상태”라고 맞섰다.

    양사는 “상대방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경쟁사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소모적인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사 모두 본안 소송을 위한 로펌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코웨이는 교원웰스 등이 자사 얼음정수기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웨이
    ▲ 코웨이는 교원웰스 등이 자사 얼음정수기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웨이
    얼음정수기 분야에서도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 8월, 자사 ‘아이콘 얼음정수기’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교원웰스를 상대로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주요 내용은 ▲디자인권 침해 금지 ▲부정경쟁행위 금지 ▲특허권 침해 금지다. 또한 쿠쿠홈시스와 청호나이스에는 경고장을 보냈다. 

    앞서 코웨이는 2022년 6월 아이콘 얼음정수기를 출시했으며, 해당 제품에 대한 디자인권은 2023년 2월에 등록 완료됐다. 

    코웨이는 올해 4월 교원웰스가 선보인 ‘아이스원 얼음정수기’가 자사 제품과 외관 및 주요 기술 특징이 유사하다고 판단해 지난 6월 교원웰스에 ‘침해 중지 요구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특히 교원웰스 아이스원이 전체적으로 ▲상하부의 각진 직육면체 2개가 결합된 형태 ▲각각의 모서리 길이 ▲전면부 버튼 및 디스플레이 배치 ▲사틴 글라스 느낌의 전면부 마감 등의 구체적인 디자인 요소가 자사 제품과 극히 유사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원웰스 측은 “지난해 9월 특허청에 출원한 아이스원 얼음정수기 디자인이 심사를 거쳐 올해 8월 최종 등록이 완료되면서 디자인권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아이스원 얼음정수기에는 ‘3도 경사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자사 얼음정수기만의 디자인적 특징인 ‘전면 분할 구성’을 일관되게 적용했다고 설명이다. 

  • ▲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 분쟁도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뉴시스
    ▲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 분쟁도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뉴시스
    청호나이스와 쿠쿠홈시스는 코웨이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대응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코웨이가 경고장을 보낸 이후 두 업체의 답변 시한이 아직 남아있어 향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HS효성과 코오롱은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와 관련한 분쟁을 벌이고 있다. 

    HS효성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제기한 HTC 관련 미국 특허 침해 소송에서 올해 9월 27일 미국 법원이 기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이 코오롱의 기존 수정 소장을 기각한 데 이어 두번째 수정 소장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HS효성 측은 “코오롱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짚어준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재판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기각 결정도 소장의 내용 일부분에 대해 다시 정리해서 제출하라는 취지의 결정으로 재판 자체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허 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추세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과거에 비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특허 침해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면서 업체들이 총력전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