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주요 패션사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4분기 강추위 예고 기대 하지만… 포근한 날씨 이어져"소비 위축 우려에도 성장동력 확보 위해 투자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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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일제히 3분기 우울한 실적을 냈다. 큰 손 MZ세대 유치를 위해 국내 주요 패션사들이 너도나도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고객몰이에 나섰지만 매출, 영업이익 동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투자 대비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더욱이 4분기에 이어 내년 패션계 전망도 밝지 않다. 내년 1%대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면서 소비 위축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패션업계는 MZ 핫플로 꼽히는 성수·한남·청담동 팝업스토어 오픈을 비롯해 해외 신명품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는 등 적극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가 향후 패션 브랜드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오는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F까지 성적표가 공개되면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마무리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에 이어 LF도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본다.국내 주요 패션사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433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4% 떨어진 210억원을 기록했다.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한섬도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3142억원을, 영업이익은 31.4% 감소한 60억원을 기록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 2960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65.4% 감소한 수치다.코오롱FnC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늘어났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2305억원을 기록했다.F&F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4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줄었다.앞서 3분기 패션업계는 주력 전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신규고객 유치, 충성고객 확보를 노리며 장사에 주력했다. 3분기 부진한 실적 원인으로는 계절을 잊은 따뜻한 날씨에 패션 업계 대목인 가을·겨울철 한철장사를 하지 못한데 있다.패션업계 관계자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진 더운 날씨로 인해 내수 F/W 의류 판매가 지연되어 3분기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4분기 실적도 빨간불이다. 4분기 장사는 시작됐지만, 올 겨울 한파가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추위가 찾아오지 않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패션업계 관계자는 “벌써 연말이 다가오는데 객단가가 높은 다운자켓 등 겨울 의류를 팔 수 있는 추위가 실종됐다”면서 “겨울 의류를 구매하지 않고 올 겨울을 버티는 소비자들이 생길수 있다”고 우려했다.업계는 내년 업황도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실질민간소비 증가율이 1%대 중반을 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2분기 이후 1% 내외를 유지하고 있고, 내년 민간소비가 1% 후반에 머물 것으로 봤다.패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소비위축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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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업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한섬은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는다. 대표 브랜드 타임과 시스템을 유럽과 북미,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한다. 아울러 신명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무이, 톰그레이하운드, FOURM 등 자사 편집숍을 통해 해외브랜드 발굴에 나선다.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내년 국내에 선보일 해외 신명품 브랜드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라리끄, 피비 파일로 등과 같은 글로벌 인기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인다.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어 내년에도 팝업스토어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영업이익률이 줄어들 수 있지만 향후 이 같은 투자를 한 기업과 안한 기업들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화장품 사업도 집중한다.
한섬은 중국, 동남아 면세점 등으로 뷰티 브랜드 오에라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 신규 뷰티 브랜드도 론칭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를 글로벌 뷰티 시장 트렌드에 맞춰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며, 스위스퍼펙션과 뽀아레로 아시아와 북미 사업 확장을 적극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