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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주요 금융 유관기관에 내는 분담금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3년 새 35%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유관기관 중에서도 한국금융연수원이 가장 많은 협회비를 걷었고, 은행연합회와 금융연구원, 금융결제원이 뒤를 이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주요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이 유관기관(은행연합회,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보안원, 한국신용정보원, 신용회복위원회, 금융결제원, 국제금융센터, 금융연수원, 금융투자협회) 9곳에 낸 분담금은 지난 4년 간(2015년~2018년) 총 5260억원에 달했다.
분담금은 해마다 증가했는데 8개 은행이 9개 유관기관에 비용은 2015년 723억6000만원이었으나 3년 뒤인 2018년에는 973억3000만원으로 35%(249억7000만원) 뛰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분담금을 냈다. 2018년 기준 9개 유관기관에 낸 금액은 171억80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한 KEB하나은행보다 23억원 더 많이 지출했다.
유관기관별로 살펴보면 한국금융연수원이 지난 4년(2015년~2018년) 간 가장 많은 분담금을 걷었다. 한국금융연수원이 8개 은행으로부터 받은 금액은 661억6000만원으로 같은 기간 가장 적게 걷어간 금융투자협회 보다 644억7000만원이 더 많았다.
한국금융연수원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20개 은행이 사원기관으로, 시중은행 대표 10명 등 12명의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금융교육 등 연수사업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고도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디지털금융분야 교육이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금융연수원에 내는 비용도 해마다 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4년간 619억3000만원을 걷어 금융연수원의 뒤를 이었다. 은행연합회는 각 은행들의 자산 기준에 따라 분담 비율을 적용하고, 경비와 당기순이익, 예금과 특정금전신탁 규모, 총수익(매출) 등으로 회원사에 추가 분담금을 산정해 총 연간 회비를 결정한다.
이어 한국금융연구원(610억3000만원), 금융결제원(575억원), 금융보안원(427억7000만원), 한국신용정보원(404억9000만원), 신용회복위원회(148억원), 국제금융센터(97억5000만원), 금융투자협회(26억9000만원) 순이었다.
일각에선 최근 몇 년 동안 은행의 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신용정보원 출범 당시 정부는 은행권에 비용 부담을 은근슬쩍 요구한 경우도 있다. 금융위가 추진 중인 금융소비자보호재단도 재원을 은행권 분담금으로 충원하겠단 이야기가 들려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요 유관기관에 내는 돈만 한 회사당 수십억원으로 그 부담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며 “은행마다 차이는 있으나 돈을 내는 기관도 많게는 5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