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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통사들이 관련 준비에 여념이 없다.
매년 국감 때마다 논의되고 있는 요금인가제를 비롯, 유료방송 M&A, 5G 지역차별 논란, 망 사용료 이슈 등에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30일부터 진행될 국정감사에서 이통요금인가제 사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분석서'에서 과방위 국감 주요 이슈 중 하나로 이통요금 인가제를 지목했다.
요금인가제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만 인가를 받고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인가 내용을 참고해 요금제를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이통시장이 가입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이통 3사와 40개 알뜰폰 사업자가 경쟁 체제를 이루면서 인가제 폐지 목소리가 지속해 나왔다.
이통사들은 국감장에서 사전규제 완화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경제시장 체제에서 인가제는 민간으로 이양된 통신서비스에 정부가 개입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가제가 지속되면 2만, 3만원대 보편요금제 추가 압박이 지속될 수 있어 관련 제도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다.
유료방송 M&A 이슈는 오는 30일 전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일 공정위로부터 CJ헬로 인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심사보고서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하는 내용이 담겨있으며 승인 조건으로 알뜰폰사업의 분리매각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사무처 차원에서 기업결합이 시장경쟁을 저해하지 않는지 등을 분석한 문서다. 향후 공정위는 심의(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국감이 열리기 전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최종 승인할 경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심사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기업결합 심사가 국감 전 결론을 내지 못하면 해당 기간 중 제기되는 이슈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업계는 공정위의 빠른 판단으로 6개월간 끌어온 기업결합 심사가 더 늦어져 시장의 혼란을 야기시키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5G 지방 홀대론과 관련해선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의원은 지난 7월 전국에 설치된 5G 장치 중 60% 가량(8만 8746개)이 서울·경기·인천 지역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세종, 제주, 울산 등 대부분의 지방은 1~6%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개통일 기준으로 전체 장치의 약 94%를 서울·수도권에 집중 설치해 지역 홀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통3사는 5G 기지국을 전국 단위로 부지런히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비수도권의 불만은 여전하다.
국내외 역차별 논란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국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이통사 망 이용대가 인하를 놓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관련 사안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는 구글·페이스북 등 외국 CP들이 통신망을 헐값에 이용한다며 비판를 이어왔지만,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공동대응 태세로 전환했다.
국내외 CP들은 최근 공동입장문을 내고 과도한 망 비용을 부추기는 상호접속고시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이들은 "최근 논란이 되는 '망 비용' 문제에 있어서 핵심은 망 비용의 지속적 증가와 이를 부추기는 '상호접속고시'"라며 "통신사가 IT기업의 망 비용을 계속 올릴 수 있는 우월적 지위를 정부가 고착화시켜줬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감 역시 ICT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군기잡기'식 질의들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 관련 시장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발전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