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도 확진 판정… 방역당국, 살처분 시행초동방역-도살처분-역학조사 진땀돼지고기 재고물량 충분… "가격 상승은 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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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은 파주·연천 포함 경기 북부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방역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농장에선 돼지 4700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 농장은 17일 오후 2시쯤 어미돼지 1마리가 폐사하자 17일 오후 2시쯤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의심 신고를 했다.
17일 경기 파주시에서 국내 최초로 ASF가 발생한 데 이어 연천에서 잇달아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서 경기 북부 지역에 ASF 바이러스가 이미 번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의심축 신고접수 직후부터 사람·가축·차량 이동통제, 소독 등 초동방역에 나선 농식품부는 확진 이후 도살처분에 나서는 한편 발생원인 파악을 위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발생지역인 파주·연천을 포함해 포천·동두천·김포·철원 등 6개 시·군을 ASF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확산 차단 방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6개 시·군 간 공동방제단 전환배치 등 소독차량을 총동원해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중점관리지역에는 생석회를 다른 지역보다 최대 4배까지 늘려 공급한다.
중점관리지역 내 양돈농가는 3주간 돼지반출을 금지한다. 불가피한 경우 도축은 지정된 도축장에서만 하도록 했다. 양돈농가 입구에는 초소를 설치해 돼지와 접촉이 잦은 인력의 출입을 관리하는 등 강화된 대책을 시행한다.
경기·강원지역 축사에는 3주간 수의사, 상담사, 사료업체 관계자 등 질병 치료를 위한 출입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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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농가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네팔인)를 비롯해 농장 관계자가 최근 3개월간 외국에 나갔던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천 농장에는 네팔(4명)과 스리랑카(1명) 등 외국인 노동자 5명이 일하고 있다. 네팔 국적 노동자는 지난 5월 고국을 다녀왔지만, 네팔은 ASF 발생 국가가 아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처음 발병한 파주 농장과 연천 농장 간 분뇨·사료 등 차량 이동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감염 경로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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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농가당 돼지 평균 사육마릿수는 1만2248마리로 평년 1만831마리보다 13% 많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육가공업체 재고물량도 6월 말 현재 18만5000t으로 평년 9만t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17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당 5828원으로 전일(4403원)보다 32.4% 오른 것은 정부의 이동중지명령으로 단기간 공급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한 중도매인이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농식품부 해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육가공업체 등이 충분한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가격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면서 "파주·연천에서의 살처분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폐사율이 최대 100%인 ASF는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감염된 돼지와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남은 음식물의 돼지 급여,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ASF는 지난달 5월30일 북한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잇달아 발병해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