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고위관계자 "인수 여력있는곳 사전 파악"이달 30일 매각공고…이동걸 회장 파격 인센티브 승부수우리 "증권사 먼저 보험사는 나중에"
  • ▲ KDB산업은행이 출자관리회사인 KDB생명의 인수 여력이 있는곳으로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BNK금융그룹을 지목했다. 사진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산업은행
    ▲ KDB산업은행이 출자관리회사인 KDB생명의 인수 여력이 있는곳으로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BNK금융그룹을 지목했다. 사진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산업은행
    KDB산업은행이 출자관리회사인 KDB생명(옛 금호생명)의 인수 여력이 있는곳으로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BNK금융그룹을 지목했다. 

    26일 산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BNK금융그룹 정도가 KDB생명의 인수 여력이 있는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세곳 중 한 곳이 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 과정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DB생명 매각을 진행중인 산은 사모펀드(PE)실은 이달 30일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어서 세 곳 가운데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내년 3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겠다고 이동걸 회장에게 보고가 올라간 상태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KDB생명에 대해 "(인수)과정도 불투명하고 이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수했다. 직전 3년간 누적적자가 7천500억원이었다"며 "그 부분에 큰 의구심을 갖고 있고, 애초 인수하지 않았어야 할 회사라 생각한다"고 발언하는 등 산은 PE실에 매각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이 회장은 KDB생명보험이 매각 성공보수로 사장과 수석부사장에 최대 45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매각에 성공할 경우 사장에게 매각대금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 지급을 의결했다. 

    KDB생명은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사장에게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은 세종대학교 교수 출신이다. 정 사장은 1999∼2004년 금융연구원에 근무했다. KDB생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과 재직 기간(2000∼2003년)이 겹쳐 '이 회장 사람'으로 분류됐다. 
  • ▲ 사진은 2017년 11월 20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모습. KB주주들은 이날 주주들은 윤 회장의 재선임을 결정했다.ⓒ연합뉴스
    ▲ 사진은 2017년 11월 20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모습. KB주주들은 이날 주주들은 윤 회장의 재선임을 결정했다.ⓒ연합뉴스
    KDB생명 이사회는 또 수석부사장에게 매각 성공을 조건으로 사장 성과급의 최대 50%(15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수석부사장은 백인균 산은 부행장이 내려왔으며 8월부터 출근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과 KB금융은 비(非)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KB금융은 최근 수년간 금융지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수합병(M&A) 대상을 찾아왔다. 금융그룹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생명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을 보강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사들이면서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KB금융지주를 앞서는 등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빼앗긴것도 KB금융의 마음도 급하게 만드는 자극제가 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최우선 인수합병 매물로 생명보험사를 눈여겨 보는것도 산은으로서는 호재다. 

    우리금융그룹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뒤 '옥동자'를 영입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NH금융그룹내에서 은행에 이어 캐시카우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7월 그룹사 부장급 이상 임직원 3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우리 리더스 컨퍼런스(WOORI Leaders Conference 2019)'에서 "상반기 역대 최고의 재무 실적이 기대되며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재건 작업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시장에서 우리의 존재감이 매우 커졌다"며 인수합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보험사보다 증권사를 먼저 사들이는게 급하다는 분위기"라고 귀뜸했다. 그나마 매물로 지켜보는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 정도지만 내부적으로는 규모 면에서 부족하는 반응이 흘러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관심을 가지려면 최소한 자산규모 상위 8대 증권사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 사진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올해 1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에서 출범사를 낭독하는 모습.ⓒ연합뉴스
    ▲ 사진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올해 1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에서 출범사를 낭독하는 모습.ⓒ연합뉴스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은행 실적을 끌어올린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도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인수합병 매물을 유심히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BNK금융을 맡아 그룹을 정상화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지만 최근 금융지주 실적이 나빠진것이 흠이다. 

    BNK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5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76억원보다 1.8% 줄어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떨어졌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중장기 경영목표인 '그로우2023'을 통해 비은행 비중을 2023년까지 30%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BNK캐피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꾀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 회장이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뛰어들었던 것도 이런 절박함이 배경에 깔려있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KB와 우리금융이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중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윤 회장과 손 회장 모두 리딩금융사를 차지하고 싶은 의지가 남다른 분들이지만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가운데 우선 영입 순위는 조금 차이가 있어 빅2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