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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4분기째 리딩금융그룹을 수성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 후 빠른 성장과 안정세로 그룹의 비이자수익이 급증한 데다, 해외 시장에서 역대 최대 성과를 올려 KB금융과의 격차도 더 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3분기 순이익 9816억원, 누적 기준으로는 2조8960억원의 실적을 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5.7%, 9.6% 성장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분기 기준 9403억원, 누적 기준 2조7771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전분기와 지난해실적과 비교해도 모두 줄었다.
분기 기준 두 지주는 413억 차이로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신한금융의 3분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비이자이익의 기여다. 신한금융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8369억원이며,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2조5867억원을 나타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에 따른 보험이익 증가, 유가증권 관련 손익 증가, 수수료이익 등에 따른 성장 덕분이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1조9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4.6%뛰었다.
게다가 신한금융의 누적 수수료이익은 외환과 파생 관련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9.7% 늘어난 28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분기 기준 2조279억원, 누적 기준 5조92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다.
반면 KB금융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550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5% 줄었다.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조7656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KB금융은 KB손해보험 인수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7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5%나 급감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233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3% 떨어졌다.
KB손보의 실적 악화는 손해율 지표에서 두드러졌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1분기 85.9%, 2분기 87.6%, 3분기 93.2%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장기보험 손해율도 2분기 83.9%에서 3분기에는 85.5%로 다시 올랐다.
신한금융은 해외부문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그룹의 해외부문 순이익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9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71억원 증가해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했다.
사업부문제의 성과도 확대됐다. 은행, 금융투자, 생명이 함께하는 GIB(글로벌자본시장) 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이 5209억원으로 36.9%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리 인하로 경영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해외 시장 공략 승부수가 통했다"며 "4분기 실적에 따라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4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수익성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신한은행(1.53%)이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고, KB국민은행(1.67%)도 0.03%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방침을 시사하고 있어 4분기와 내년에도 순이자마진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지난 25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하락할 때 (순이자마진이) 약 3bp 하락 효과가 있는데, 10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내년까지 마진 하락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경영계획상 4% 성장을 예상했는데 내년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CFO)도 “당분간 금리하락 사이클에서 은행 NIM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비이자이익과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철저한 비용관리를 기반으로 수익창출 능력을 최대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