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만에 최대 13% 가격↑"글로벌 정책"VS "명분없는 인상"샤넬 "환율 인상에 따른 글로벌 가격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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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럭셔리(명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대열에 합류한다. 연말을 앞두고 값을 올리는 행태가 지속돼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호구 고객)으로 취급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이달 31일부로 주요 핸드백 상품군의 가격을 인상한다. 인상률은 최저 3%, 최대 13%다. 이번 인상은 프랑스 파리 본사의 가격 조정에 따른 것으로 제작비와 원가변화, 환율변동을 고려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클래식·2.55·보이샤넬·가브리엘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상향 조정한다. 보이 샤넬 플랩 백(617만원), 2.55 플랩 백(652만원)과 클래식 플랩 백(652만원)의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상품의 세부적인 인상률에 대해서는 31일까지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면세점도 해당된다. 샤넬 관계자는 "이달 31일부터 면세점에서 판매중인 클래식, 빈티지, 보이샤넬 등 인기 라인이 3~4% 인상된다"고 말했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면세점 가격에 관세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백화점보다 더 비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명품을 구매할 경우 세금감면 혜택이 있는 면세점 구매를 선호하지만 환율이 상승할 경우 제품 가격도 상승하고 면세한도 600달러를 초과하면서 납부해야 하는 세금까지 고려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얘기다.
샤넬은 같은날 글로벌 전 매장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미국에서 보이백 스몰은 4500달러에서 4900달러로 13% 인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샤넬은 올해 3월 주얼리와 시계 등 총 462품목의 가격을 평균 1% 올린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보이샤넬·2.55 등 주요 핸드백 상품군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한 바 있다.
경기 불황에도 샤넬뿐 아니라 명품업계가 연중 행사처럼 가격 인상을 단행해 그 값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본사 방침"이라는 명확치 않은 이유로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연말마다 반복되는 명품업계의 가격 오름세가 물가 인상을 유도하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분간 프리미엄과 희소가치 등을 추구하는 고객들로 인해 명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가방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3470억달러(약 3조6500억원)로, 명품 종주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백화점 매출 중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3.5%, 2017년 15.8%, 지난해 19.3%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A백화점의 명품 상품군은 올 상반기 25.4%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악화가 무색하게 명품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는 "명품 브랜드들은 글로벌 정책이라면서 매년 품목을 조금씩 바꿔가며 가격을 인상한다"면서 "명품 브랜드는 기호품이 아닌 예물로도 많아 가격 인상에도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